규제 조사로 심사가 사실상 멈추자, M1의 최대 주주인 케펠은 계약상 최종 기한이었던 5월 21일에 거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거래는 2025년 8월 처음 발표됐으며, 케펠이 통신 사업을 정리하고 자산 중심 투자회사로 전환하려는 전략의 핵심 단계였다. 당시 거래 가치는 약 14억3천만 싱가포르달러로 평가됐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싱가포르 이동통신 시장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시장에는 다음 4개 전국망 이동통신사가 경쟁하고 있다.
국가 규모에 비해 사업자가 많기 때문에 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도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한 통신 시장으로 꼽힌다.
이 구조는 소비자에게는 이점이 있다.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저가 요금제, 데이터 프로모션, 번들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부담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시장 통합(consolidation) 가능성이 논의돼 왔다.
단기적으로 보면 합병 무산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사업자가 4개로 유지되면 가격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일반적으로 더 저렴한 요금제와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통신 네트워크는 막대한 지속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5G 인프라 확장과 용량 증설에는 지속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수익성이 계속 압박을 받는다면 사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을 할 수 있다.
즉 통신 정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딜레마가 다시 나타난다. 지금의 낮은 요금 vs 미래 인프라 투자 사이의 균형 문제다.
합병이 무산되자 케펠은 즉시 **M1 독자 생존 전략(Plan B)**을 가동했다.
핵심은 90일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포함된다.
요약하면, 합병을 통한 규모 확대 대신 운영 효율 개선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심바 역시 독립 사업자로서 적지 않은 압박을 받고 있다.
첫 번째는 규제 조사 자체다. 주파수 사용 문제에 대한 IMDA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제재나 추가 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수익 구조다. 심바의 모회사 투아스(Tuas Limited)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상반기 모바일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9.61 싱가포르달러로, 전년의 9.60달러와 거의 변화가 없었다.
ARPU가 낮으면 네트워크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심바는 **모바일 및 브로드밴드 부문에서 약 5천만~5천5백만 싱가포르달러의 설비투자(CAPEX)**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회사는 2026년 12월까지 달성해야 하는 5G 커버리지 의무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품질 유지와 투자 수익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거래가 실패했지만 시장 통합 논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통신 시장의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펠은 공개적으로 통신 산업이 통합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싱텔 역시 향후 통신 시장 통합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규제 당국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심바–M1 거래는 실패했지만, 통합의 전략적 필요성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통신 산업의 다음 국면을 결정할 변수는 몇 가지가 있다.
1. IMDA 조사 결과
심바의 주파수 사용 문제가 어떻게 결론 나는지에 따라 향후 규제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 M1 구조조정 성과
케펠의 90일 계획이 실제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3. 향후 통신사 간 합병 논의
싱가포르가 현재의 4개 사업자 구조를 유지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3개 체제로 재편될지가 업계의 핵심 질문이다.
지금으로서는 결론이 분명하다. 싱가포르 통신 시장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유리하지만, 사업자에게는 수익성이 쉽지 않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