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은 게임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플레이어의 취향은 더욱 세분화됐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평균 게이머’라는 목표는 실효성이 낮아졌다. 실제 시간과 지출을 만들어내는 것은 구체적인 기대와 플레이 습관, 구매 동기를 가진 식별 가능한 이용자 집단이기 때문이다.
베인이 2023년 이후 출시된 게임 100개를 분석한 결과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특정 플레이어 유형을 겨냥한 게임의 **83%**가 상업적 성공을 거둔 반면, 명확한 타깃이 없는 게임은 **50%**에 그쳤다. 다만 베인은 이 수치가 표본에서 나타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타깃을 좁히는 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익숙한 경험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오리지널 게임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Meccha Chameleon, Peak, Arc Raiders, Split Fiction 같은 신규 지식재산권(IP)은 플레이어가 새로운 게임에도 자리를 내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중요한 것은 그 게임의 매력이 한눈에 이해되는가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새로운 게임과 개성이 없는 게임이다. 신작이라도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 분명하고, 그 이용자에게 독특한 제안을 건넨다면 성공할 수 있다. 반대로 인기 요소를 여러 개 조합했을 뿐 기존 게임에서 갈아탈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작품은 훨씬 불리한 출발선에 선다.
베인은 특정 이용자층에 강한 호소력을 보인 Baldur’s Gate 3와, 경쟁이 치열한 히어로 슈터 장르에 진입했지만 기존 이용자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동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 Concord를 대비한다. 게임사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그 독창성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포지셔닝이라는 의미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 생성형 AI에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조사 응답자의 **42%**는 지난 1년 사이 게임에서의 AI에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4%**는 ‘훨씬 더 편안해졌다’, **28%**는 ‘어느 정도 더 편안해졌다’고 답했다. **44%**는 인식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이는 AI 기반 캐릭터, 개인화, 제작 보조 도구 같은 기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편안함’이 무조건적인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Clair Obscur: Expedition 33, Stellar Blade: Blood Rain, Fortnite 등을 둘러싼 AI 활용 또는 고지 논란은 이용자들이 여전히 창작자성, 투명성, 그리고 AI가 게임 경험을 개선하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게임사에 필요한 질문은 ‘AI를 넣을 것인가’가 아니다. 선택한 이용자층에게 AI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또 그들이 진정성 있다고 여기는 게임의 요소를 훼손할 위험은 없는지를 따져야 한다.
개발팀은 목표 이용자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은 기획 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강제한다. 해당 이용자는 무엇을 이미 좋아하는가? 게임은 어떤 충족되지 않은 욕구나 판타지를 제공하는가? 익숙한 대안 대신 이 게임을 선택할 이유는 무엇인가?
AI는 제작 속도를 높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분석하며, 경험을 개인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약한 게임 디자인이나 불분명한 포지셔닝, 타깃을 정의하지 않은 개발 계획을 대신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베인의 경고처럼 AI는 잘못된 베팅을 올바른 베팅만큼 빠르게 확대할 수도 있다.
테스트와 개선을 거친 뒤에도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불분명하다면, 다음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중단하거나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베인의 조언이다. 성장률이 낮아진 시장에서는 결정을 미루는 비용이 결정을 내리는 비용보다 클 수 있다.
베인 보고서는 후속작이 오리지널 게임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한 플레이어가 AI를 거부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도 않는다. 보고서가 설명하는 것은 더 선택적인 시장이다. 익숙함도 새로움도 통할 수 있지만, 게임이 이용자의 제한된 시간을 차지할 만한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게임사에 필요한 성공 공식은 기능을 최대한 늘리거나 제작 속도만 끌어올리는 데 있지 않다.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 정확히 정하고, 그 약속을 완성도 있게 지키며, 기술을 그 약속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균 게이머’를 대상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모든 사람을 잡으려는 게임이 아니라, 맞는 플레이어를 선택하고 그들의 충성도를 얻는 게임 사이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