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연구는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주요 사건을 겪을 위험이 더 높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여기서 주요 심혈관 사건은 사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뜻합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므로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직접 일으킨다고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579
연구에서 확인된 수치
연구진은 참가자를 혈중 자일리톨 농도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눈 뒤, 가장 높은 25%와 가장 낮은 25%를 비교했습니다. 5
- 캐나다 노화종단연구(CLSA)에서는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집단의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가장 낮은 집단보다 약 6년 동안 57% 높았습니다. 이는 주요 위험 요인을 조정한 상대위험 비교입니다. 58
- 영국 EPIC-노퍽 코호트에서는 같은 비교에서 약 30년간 위험이 18% 높았습니다. 58
- 두 집단 모두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구간으로 갈수록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대체로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최저 집단과 최고 집단 사이에서만 차이가 난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용량-반응’ 양상이 관찰된 셈입니다. 78
- 체질량지수, 고혈압, 당뇨병, 혈중 지질 수치 등 이미 알려진 심혈관 위험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연관성은 유지됐습니다. 67
여기서 ‘57% 높다’는 표현은 두 집단의 상대위험 차이를 뜻합니다. 자일리톨을 사용하는 사람의 57%가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겪는다는 의미가 아니며, 개인별 절대위험을 계산한 수치도 아닙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했나
이번 분석에는 총 1만7710명이 포함됐으며, 두 개의 전향적 관찰 코호트 자료를 합쳤습니다. 캐나다 코호트는 약 6년간 추적했고, EPIC-노퍽 코호트는 최대 30년에 걸친 추적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58
연구진은 참가자의 혈중 자일리톨 농도를 측정한 뒤 이후 발생한 심혈관 결과와 비교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특정 생체 지표와 이후 건강 사건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데 유용하지만, 참가자에게 자일리톨 섭취를 무작위로 배정한 임상시험은 아닙니다.
따라서 자일리톨 수치와 심혈관 위험에 동시에 영향을 준 다른 건강 상태나 생활습관이 결과에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남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자일리톨 대사나 혈중 수치가 달라졌을 가능성, 즉 역인과관계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일리톨은 어디에 들어 있나
자일리톨은 설탕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 무첨가 또는 저열량 제품에 널리 사용됩니다. 껌과 민트, 치약을 비롯해 잼,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음료, 일부 구강관리 제품과 의약품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347
일부 식품에도 자일리톨이 자연적으로 소량 존재하지만, 제품에 첨가되는 자일리톨은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미량보다 훨씬 많은 양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것은 제품에 자일리톨이 소량 들어 있는지 여부 자체가 아니라, 혈액에서 측정된 수치와 지속적이거나 높은 노출 가능성입니다. 7
혈전 형성이 가능한 경로로 제시돼
이번 연구진의 과거 연구에서는 자일리톨이 혈소판 활성과 혈전 형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혈액이 지나치게 잘 뭉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혈전성 사건과 연결될 수 있다는 생물학적 설명이 가능합니다. 716
하지만 가능한 작용 기전이 확인됐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기전은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뿐, 이번 관찰연구에서 자일리톨 노출이 실제로 심혈관 사건을 일으켰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이번 연구가 말하지 않는 것
이번 연구는 자일리톨을 섭취하게 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혈중 수치와 건강 결과를 비교한 관찰분석입니다. 여러 위험 요인을 보정했더라도 측정되지 않은 요인에 의한 교란이나 역인과관계가 남을 수 있습니다. 57
연구만으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 어느 정도의 자일리톨을 얼마나 오래 섭취해야 위험이 달라지는가
-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식품, 껌, 의약품, 구강관리 제품을 통한 장기 섭취량을 정확히 반영하는가
- 특정 질환이나 연령대 등 취약한 집단이 따로 있는가
- 자일리톨 섭취를 줄이면 심혈관 사건이 실제로 감소하는가
또 캐나다 코호트의 57%와 EPIC-노퍽 코호트의 18%는 추적 기간과 연구 대상이 서로 다른 분석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수치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개인 위험도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메시지
이번 결과는 설탕 대체재가 많이, 오래 사용해도 항상 위험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입니다. 그렇다고 자일리톨을 더 많은 첨가당으로 바꾸라는 뜻은 아닙니다. 첨가당 역시 이미 알려진 건강상 우려가 있으며, 이번 연구는 자일리톨과 설탕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아닙니다. 7
현재로서는 자일리톨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리기보다, 장기간·고용량 노출의 안전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신중합니다. 자일리톨의 섭취량과 주요 노출 경로, 영향을 받기 쉬운 사람, 혈소판과 혈전 형성에 미치는 작용을 확인하려면 더 큰 규모의 연구와 기전 연구가 필요합니다. 임상 지침이나 공중보건 권고를 바꾸려면 무작위시험을 포함한 더 강한 근거가 요구됩니다. 1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