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사실상 인정했다. 탕다오성 텐센트 그룹 수석 부총재 겸 클라우드·스마트산업 사업군 최고경영자는 회사의 전체 컴퓨팅 역량이 “심각하게 부족했다”며, 이로 인해 혼위안 대규모언어모델 훈련과 제품 개발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경쟁사들이 더 강한 momentum을 쌓아온 데 따른 내부 불안도 숨기지 않았다.
5
8
텐센트의 해법은 비용이 큰 정면승부다. 컴퓨팅 자원을 대폭 확보하고 혼위안 모델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미 이용자가 있는 소비자 서비스·업무 도구·클라우드에 AI를 퍼뜨리겠다는 전략이다. 독립형 챗봇 시장의 1위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기존 생태계에서 상업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현재 재무·이용자 지표는 성공적인 반등보다는 아직 추격에 비용을 투입하는 단계임을 보여준다.
텐센트의 AI 지연은 인프라 문제이기도 했다
탕다오성의 발언이 주목받은 이유는 비교적 직설적이었기 때문이다. 혼위안은 여러 차례 조직과 개발 방향을 재정비했고, 컴퓨팅 자원 부족은 모델 반복 개선과 제품 출시를 모두 늦췄다. 그는 대규모언어모델 경쟁이 아직 초반일 수 있으며, 선점 시점만큼이나 장기적인 개발 역량과 실제 배포 능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1
8
이런 설명이 텐센트의 경쟁 열세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들은 소비자용 AI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미 더 강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다만 텐센트가 AI를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신제품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모델 훈련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하는 사업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설명해준다.
격차를 줄이는 데 드는 비용
텐센트의 2026년 2분기 실적은 대응의 규모를 보여준다. 총 자본지출은 52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8억 위안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527억 위안을 벌었지만 자본지출 지급액 593억 위안과 콘텐츠·리스 관련 지급액이 이를 넘어섰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17
19
AI 투자는 보고된 수익성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텐센트의 비국제회계기준 영업이익은 756억 위안이었다. 혼위안, 위안바오, WorkBuddy, CodeBuddy 등 신규 AI 제품을 제외했다면 영업이익은 861억 위안이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계산이다. 분기 기준으로 105억 위안의 차이다.
17
물론 이 수치를 그대로 AI 사업의 손실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잉여현금흐름 악화에는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대규모 선급금이 영향을 미쳤고, 컴퓨팅 자원 구매 선급금을 제외하면 잉여현금흐름은 플러스였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럼에도 AI 투자에서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에 텐센트가 상당한 단기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17
28
텐센트가 내세우는 강점은 애플리케이션과 배포망
텐센트는 모델 자체의 성능만으로 AI 리더가 되겠다는 전략을 내놓지 않았다. 탕다오성은 이미 사용자가 있는 위챗과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회의·문서 도구, 클라우드와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AI를 적용하는 데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알고리즘이 가능한 범위를 정한다면, 엔지니어링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는 속도와 활용 시나리오를 결정한다는 논리다.
1
10
이는 단순히 “우리 모델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른 경쟁 방식이다. 텐센트는 AI 기능을 커뮤니케이션, 협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업무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수 있다. 텐센트 클라우드 역시 기업 고객에게 모델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배포 채널이 될 수 있다.
다만 기존 이용자가 곧바로 적극적인 AI 이용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장된 기능도 실제로 유용하고 안정적이며, 컴퓨팅 비용을 감안해도 충분히 저렴해야 한다. 결국 텐센트가 증명해야 할 것은 초기 이용자 수가 아니라 반복적인 업무 사용과 그에 따른 지속적인 매출이다.
위안바오가 보여주는 소비자 시장의 현실
위안바오는 인지도를 높였지만 중국의 주요 AI 앱과 비교하면 여전히 뒤처져 있다. 2026년 6월 시장 추정치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가 약 3억 8,200만 명, 알리바바의 큐원이 1억 6,700만 명, 딥시크가 1억 3,000만 명, 텐센트 위안바오가 약 4,980만 명이었다. 각 수치는 시장 추정치이므로 완전히 동일한 기준의 순위라기보다는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봐야 한다.
3
44
명절 프로모션은 이용자 유지의 어려움을 더 선명하게 보여줬다. 로이터에 따르면 위안바오의 일간활성이용자(DAU)는 현금 보상으로 한때 5,000만 명까지 올랐지만, 캠페인이 끝난 뒤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큐원은 명절 이후 약 2,200만 명의 DAU를 유지했고, 더우바오는 1억 명을 넘어섰다. 측정 시점과 프로모션 조건이 서로 달라 정확한 시장점유율 비교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판촉으로 만든 도달률과 지속적인 이용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32
이는 텐센트의 투자 논리에서 중요한 차이다. 위안바오가 강한 보상 없이 이용자를 붙잡지 못한다면, 소비자 규모만으로는 대형 모델 훈련과 서비스 운영 비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텐센트는 위안바오를 더 넓은 제품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활용하고, 기업용 도구와 개발자 서비스에서 수익화의 무게를 더 크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WorkBuddy와 CodeBuddy, 기업용 수익화의 실마리
WorkBuddy와 CodeBuddy는 기업 중심 전략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CodeBuddy는 개발자를 위한 AI 도구이고, WorkBuddy는 비개발자를 포함한 업무와 에이전트형 작업을 겨냥한다. 탕다오성의 발언을 다룬 보도에 따르면 CodeBuddy는 초기 사업 모델이 불분명해 수익성과 사업 지속성을 두고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텐센트가 개발자 도구 투자를 이어간 결과 등장했다. 이후 WorkBuddy는 같은 기반을 비기술 연구·개발 인력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1
16
이들 제품은 유료 소프트웨어, 기업별 프라이빗 구축, 클라우드 사용량, 모델 추론과 구축·운영 서비스 등 여러 수익화 경로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독립형 챗봇보다 텐센트가 이미 보유한 기업 고객 관계와 클라우드·협업 사업에 연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능성 있는 수익화 경로’와 ‘입증된 매출’은 다르다. 지속적인 사용률, 고객의 지불 의사, 추론 비용, 그리고 고객이 장기적으로 텐센트 클라우드와 협업 서비스에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지가 핵심 검증 항목이다. 현재까지 텐센트는 AI 제품이 영업이익에 미친 부담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차세대 Hy4가 다음 모델 경쟁의 시험대
텐센트는 차세대 혼위안 모델 Hy4가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로 확보한 컴퓨팅 자원은 더 크고 강력한 혼위안 모델을 훈련하는 데 우선 투입되며, 모델 개선은 위안바오·WorkBuddy·CodeBuddy 같은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8
14
Hy4가 텐센트의 입지를 바꾸려면 단순한 벤치마크 성능 향상을 넘어야 한다. 더 나은 모델이 실제 이용자 유지율을 높이고, 기업용 성과를 개선하거나, 클라우드 사용량과 지불액을 끌어올려야 한다. 모델 성능이 좋아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상업적 격차를 좁힐 수 없다. 모델 개선을 제품 품질, 배포망,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텐센트가 앞으로 증명해야 할 것
텐센트의 AI 전략에는 분명한 구조적 논리가 있다. 소비자 서비스와 기업 고객 관계를 활용해 기존 업무 흐름에 AI를 심고, 클라우드 인프라로 내부 제품과 외부 고객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소비자용 챗봇 다운로드 경쟁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는 더 지속 가능한 전략일 수 있다.
현재까지의 증거는 엇갈린다. 탕다오성은 컴퓨팅 부족과 과거 실행상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텐센트는 잉여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돌릴 정도로 투자 규모를 키웠고, 신규 AI 제품은 2분기 영업이익을 105억 위안 낮췄다. 위안바오의 소비자 이용자 규모도 이용 가능한 비교 자료에서 더우바오·큐원·딥시크에 크게 못 미친다.
17
32
44
따라서 가장 신중한 결론은 이렇다. 텐센트는 진지한 AI 반격을 시도할 수 있는 배포망과 클라우드 채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반격이 충분한 투자수익을 낼 것이라는 점은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Hy4의 성능, WorkBuddy와 CodeBuddy의 지속적인 사용과 가격 정책이 ‘애플리케이션과 엔지니어링’이라는 전략을 값비싼 인프라 추격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과 매출로 바꿀 수 있을지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