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런 파텔이 이끄는 반도체 분석 기관 세미어낼리시스(SemiAnalysis)가 오리건 주 힐스보로에 'STEEL(분해 공학 및 평가 연구소)'이라는 이름의 새 랩을 열면서, 첫 분석 대상으로 삼은 칩이 바로 화웨이 메이트 80 프로에 탑재된 하이실리콘의 '기린 9030 프로'입니다 . 2026년 6월 공개된 이 유료 보고서는 투과전자현미경(TEM) 단면 분석을 통해 다이를 측정하고 성능을 벤치마킹했으며,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를 돌파하려는 화웨이의 더 큰 그림 속에서 결과를 해석했습니다.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이번 분석은 SMIC의 N+3 공정이라는 중국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현주소와 그 한계, 그리고 물리적 제약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화웨이의 차세대 전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STEEL 랩 보고서의 헤드라인은 충격적이었습니다. SMIC의 N+3 공정에서 측정된 최소 국부 금속 피치(M0)는 32.5nm로, 인텔의 최신 팬서 레이크 CPU에 적용된 18A 공정의 36nm보다 10%나 더 좁았던 것입니다 . 트랜지스터 밀도 역시 113.4 MTr/mm²에 달해 TSMC의 성숙한 공정인 N6(107.7 MTr/mm²)를 근소하게 앞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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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 7나노급 공정의 한계를 어디까지 돌파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실제로 셀 높이는 이전 세대 N+2의 252nm에서 228nm로 줄었고, 접촉 게이트 피치(CGP)도 63nm에서 57nm로 감소했습니다 .
하지만 세미어낼리시스는 이 수치들이 '체리 피킹(유리한 지표만 선택)'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지적합니다. SMIC는 이 결과를 얻기 위해 DUV(심자외선) 다중 패터닝과 **설계-기술 공동 최적화(DTCO)**를 극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 이는 장비의 한계를 사람의 머리와 공정의 복잡성으로 메우는 방법으로, 보고서는 그 대가로 극심한 공정 복잡성, 낮은 수율, 그리고 상당한 비용 증가를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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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N+3는 특정 이론적 지표에서는 인상적이지만, 공정의 성숙도나 경제성 측면에서 TSMC N6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세미어낼리시스는 보고서 전체에 걸쳐 N+3를 '진정한 5nm 공정'이 아닌, SMIC의 3세대 7nm급 공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이는 2025년 12월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가 내놓은 분석, 즉 N+3가 약 6nm급 밀도에 해당한다고 한 결론과도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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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 분석은 더욱 냉정한 현실을 알려줍니다. 세미어낼리시스는 기린 9030 프로의 전반적인 성능을 현재 최신 플래그십 SoC보다 약 3년 뒤처진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
CPU: 2.75GHz로 작동하는 타이샨 v124 Prime 코어의 클록당 명령어 처리 성능(IPC)은 2021년 출시된 Arm Cortex-X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 더 충격적인 것은 애플의 2020년형 M1 파이어스톰 코어가 아직도 35% 더 높은 IPC를 자랑한다는 점입니다. 최신 M5의 P-코어와 비교하면 IPC는 60%, 절대 성능은 2.7배나 뒤집니다
. 긱벤치 6 점수는 싱글코어 약 1,131점, 멀티코어 4,277점으로,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와 비교하면 싱글코어에서 300% 이상, 멀티코어에서 245% 이상 뒤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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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자체 개발한 말레온 935 GPU는 2022년 플래그십 수준에 도달해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테스트에서 약간 앞섰습니다 . 그러나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와의 격차는 로 벌어집니다 .
성능과 효율의 격차를 냉정하게 확인한 세미어낼리시스는, 이번 분해 분석을 통해 화웨이가 그리고 있는 거대한 반격의 그림 하나를 더 제시합니다. 바로 '로직폴딩(LogicFolding)' 입니다. 이는 EUV 장비 없이는 더 이상 평면적으로 트랜지스터를 미세화하기 어려운 한계를, 칩을 위로 쌓아 올리는 3D 적층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 화웨이의 허팅보 사장은 2026년 5월 25일 상하이에서 열린 IEEE ISCAS 2026 컨퍼런스에서 이 아키텍처를 직접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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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τ) 스케일링 법칙
화웨이는 무어의 법칙을 대체할 개념으로 '타우 스케일링 법칙'을 제안합니다. 트랜지스터의 기하학적 크기를 줄이는 대신, 수직 적층과 다이 간 초정밀 연결을 통해 칩 내부에서 신호가 이동하는 시간(타우, τ)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
로직폴딩 아키텍처
이 개념을 구현하는 방식이 로직폴딩입니다. 디지털, 아날로그, 메모리 회로를 여러 개의 활성층으로 수직 적층하고, 첨단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로 다이들을 연결해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극단적으로 단축합니다 . 화웨이는 이 기술을 통해 동일한 공정 노드에서 트랜지스터 밀도 55% 증가, 에너지 효율 41% 개선 효과를 주장하며, 이미 지난 6년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381개의 칩을 양산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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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로드맵은 더욱 대담합니다. 2031년까지 EUV 없이 1.4nm급 밀도의 칩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입니다 . 그 첫걸음으로 2026년 가을 출시될 '기린 2026' SoC는 약 238 MTr/mm²의 밀도로 인텔 18A 공정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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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어낼리시스는 화웨이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도 주목합니다. 2026년형 칩에 적용되는 본딩 피치는 이미 1.5µm까지 좁혀졌으며, 이듬해에는 1µm까지 줄어들어 경쟁사보다 16배에서 36배나 더 조밀한 인터커넥트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그러나 '주의'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세미어낼리시스는 화웨이가 발표한 자체 기술 문서를 인용하며 중요한 단서를 달았습니다. 더 높은 밀도의 3D 로직폴딩 기술은 스마트폰용 기린 SoC보다 AI 가속기인 어센드(Ascend) 라인에 더 늦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어센드 칩은 2030년경에나 3D 적층이 가능하며, 단기적으로는 2.5D 패키징과 칩렛 방식에 머무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 이는 소비자용 스마트폰 칩이 더 위험하지만 새로운 아키텍처를 먼저 검증하는 '시험대'가 되고, 고부가가치 AI 칩은 신중하게 뒤따르는 분리된 전략을 의미합니다.
세미어낼리시스는 N+3 공정에서 확인된 국지적인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공정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로직폴딩이 '필요악'이지만 동시에 증명되지 않은 장기적 도박에 가깝다고 결론 내립니다 . 과연 3D 적층이라는 승부수가 미국의 제재라는 거대한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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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어낼리시스의 STEEL 랩이 분해한 기린 9030 프로에서 SMIC의 N+3 공정은 113.4 MTr/mm²의 트랜지스터 밀도와 32.5nm의 최소 금속 피치를 달성했지만, 이는 극단적인 DUV 다중 패터닝의 결과물이며 특정 지표만 부각한 '체리피킹'에 가깝다.
세미어낼리시스의 STEEL 랩이 분해한 기린 9030 프로에서 SMIC의 N+3 공정은 113.4 MTr/mm²의 트랜지스터 밀도와 32.5nm의 최소 금속 피치를 달성했지만, 이는 극단적인 DUV 다중 패터닝의 결과물이며 특정 지표만 부각한 '체리피킹'에 가깝다. 타이샨 v124 Prime 코어의 IPC는 2021년형 ARM Cortex X2 수준에 그쳤고, Maleoon 935 GPU는 2022년 플래그십과 비슷하다.
화웨이는 EUV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트랜지스터 미세화 대신 3D 적층 '로직폴딩'을 주력 스케일링 벡터로 삼고 2031년까지 1.4nm급 밀도를 목표로 하지만, 고성능 AI 칩에는 이보다 더 늦은 2030년경에나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