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베트남을 자사의 세계 3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허브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는 8월 27일 하노이에서 또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나 이 같은 방향을 밝혔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새로운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집행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6
퀄컴이 밝힌 구상
아몬 CEO는 AI, 반도체, 연결형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개발 전략과 함께 베트남 내 연구개발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베트남을 아시아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시장이자 기술 거점으로 보고 있으며, 현지 R&D 역량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6
여기서 ‘세계 3위’라는 표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앞선 보도에서는 하노이의 퀄컴 AI R&D 센터가 이미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라고 소개됐지만, 8월 27일 회동 관련 보도에서는 베트남을 세계 3위 AI R&D 센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완전히 새로운 진출을 알렸다기보다, 이미 구축된 베트남 내 AI 연구 기반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신중하다. 613
협력 분야는 AI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양측이 거론한 협력 분야는 다음과 같다.
- AI 및 첨단기술 교육
- 반도체와 연결형 컴퓨팅
- 5G·6G 네트워크
- 로보틱스와 데이터센터
- 차세대 연결 기술과 기술 인프라 36
이는 퀄컴의 핵심 사업·연구 분야와 베트남이 육성하려는 반도체, AI, 디지털경제 역량이 맞물리는 지점이다. 또람 국가주석은 AI와 반도체뿐 아니라 로보틱스, 데이터센터, 5G·6G, 차세대 연결 기술 분야에서도 장기 투자를 추가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6
베트남에서 이미 20년 넘게 활동
퀄컴은 베트남에서 20년 넘게 사업을 이어왔으며, 하노이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주요 기술 기업인 비엣텔(Viettel), 빈스마트(VinSmart) 등과 협력한 이력도 있다. 46
2020년에는 동남아시아 최초의 R&D 센터를 하노이에 설립했고, 2025년에는 베트남 기업 빈아이(VinAI) 계열의 생성형 AI 기업 모비안AI(MovianAI) 인수와 연계해 하노이 AI R&D 거점을 확대했다. 당시 보도는 이 센터를 퀄컴의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AI 센터로 소개했다. 913
퀄컴은 전 세계 연구개발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6
베트남이 원하는 것은 ‘투자 그 이상’
베트남 정부가 퀄컴에 요구한 내용은 단순한 자본 유치나 시설 확대에 머물지 않는다. 주요 요청은 다음과 같다.
- 장기 투자를 유지하고 확대할 것
- 기술을 이전하고 경영·거버넌스 전문성을 공유할 것
- 베트남 기업,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을 강화할 것
- 현지 기업이 기술 역량을 키우고 글로벌 기술 가치사슬과 공급망에 더 깊이 참여하도록 지원할 것
- 고급 인재와 기술 인력 양성을 지원할 것 6
이는 외국 기업의 연구개발 시설을 유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 연구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베트남의 전략을 보여준다. 핵심은 연구센터의 숫자보다 기술과 인재, 현지 기업 역량이 베트남 안에 얼마나 축적되느냐에 있다.
베트남·미국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와 연결
이번 회동은 베트남과 미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가운데 과학·기술·혁신 협력을 강화한다는 맥락에서 진행됐다. 베트남이 구상하는 협력 모델은 해외 기업의 투자에 기술 이전, 인재 육성, 기업·대학·연구기관 간 연계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6
퀄컴에는 베트남이 AI와 연결 기술을 위한 아시아 지역 연구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에는 반도체·AI·디지털경제 생태계를 강화하고 현지 기업과 연구자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은 협력 확대의 방향을 제시한 수준이다. 구체적인 신규 투자액, 프로젝트별 일정, 각 분야의 실행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