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 따르면 사건은 라 볼라 네그라의 야간 뮤지컬 장면 촬영을 준비하던 날 발생했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최근 검사 결과를 확인한 의사가 전화를 걸어 뇌동맥류로 보일 수 있는 소견이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는 당장 촬영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고, 크루즈는 촬영을 계속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 장면이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수백 명의 엑스트라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대형 뮤지컬 시퀀스였다는 점이다. 크루즈는 당시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국 예정대로 뮤지컬 장면을 완성했다. 화려한 안무와 노래가 필요한 장면을 연기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있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후 추가 검사를 통해 처음 의심됐던 뇌동맥류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처음 통보는 의료적 착오로 판명된 것이다.
촬영 당시의 긴장감과는 달리 영화는 영화제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라 볼라 네그라는 스페인 감독 듀오 **하비에르 칼보와 하비에르 암브로시(일명 ‘로스 하비스’)**가 연출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상영이 끝난 뒤 약 20분간 이어진 기립 박수를 받으며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긴 환호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 영화는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서로 다른 이야기와 시대를 통해 여러 게이 남성들의 삶이 연결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이 작품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황금종려상(Palme d'Or)**을 놓고 경쟁 중이다.
크루즈에게 이 영화는 단순한 작품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촬영 현장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던 경험이 작품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단은 오진으로 밝혀졌고 촬영도 무사히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날 밤의 기억은 그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