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그는 최고지도자의 존재 자체는 “우리에게 아주 큰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왜 소통이 어려운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
모즈타바 하메네이(56세)는 지난 2월 아버지인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미·이스라엘 합동 공습으로 사망한 후 최고지도자로 추대됐지만, 이후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 그 역시 같은 공습에서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서면 성명과 손글씨 메시지를 통해서만 소통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 이란 국제방송(Iran International)의 보도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유일한 대면 회동은 자동차 뒷좌석에서 이뤄졌을 정도로 접촉 자체가 극히 제한적입니다 . 이란 정권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목소리가 담긴 어떤 녹음 파일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미국과의 외교 결정 과정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가최고안보회의 위원 13명 중 12명이 지난 6월 체결된 미국과의 양해각서(MoU)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 하메네이는 처음에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안보회의의 압도적인 찬성 이후 결국 합의를 승인했습니다 .
이는 앞서 악시오스(Axios)와 알자지라(Al Jazeera)가 보도한 내용과 일치합니다. 당시 하메네이는 서면 성명에서 “원칙적으로 나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대통령과 안보회의 위원들이 이란 국가와 저항의 권리를 수호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13명 중 12명이 찬성한 이 표결은 그동안 절대적 권위를 자랑해온 이란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공식적으로 견제를 받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현 정부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국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그는 강화된 제재, 안보 위협, 경제 압박, 가뭄, 그리고 강요된 군사적 충돌을 구체적인 위기 요인으로 열거했습니다 . 또한 미국의 해군 봉쇄(naval blockade)로 인해 이란의 원유 수출과 필수 물자 수입이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에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해군 봉쇄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행위는 저항과 독립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한 국가에 대한 군사 작전의 연장”이라며 “이런 억압적인 접근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식량과 의약품 부족이 몇 주 안에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적 단결이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막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
이 기사에 인용된 일부 세부 내용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 발언이 아닌 별도의 보도에 기반합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심각한 안면 화상 및 다리 부상, 차량 뒷좌석 회동, 서면으로만 소통한다는 내용 등은 이란 국제방송(Iran International), 예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 로이터(Reuters) 등이 별도의 탐사 보도를 통해 전한 내용으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번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 또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소통이 ‘어렵다’고 표현한 구체적인 이유(건강 문제인지, 안보 문제인지, 정치적 고립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