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더 빠르고 저렴한 송금과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기존 금융회사와의 경쟁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댄 카츠 수석 부총재는 같은 디지털 인프라가 신흥국 가계와 기업이 현지 통화에서 ‘디지털 달러’로 이동하는 문턱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하고 외화 접근성이 제한적이며 이미 달러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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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가 지적한 핵심 위험
카츠가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미국 달러로 표시돼 있다.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면서 국경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달러 토큰에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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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거나 국내 통화에 대한 확신이 약한 국가에서는 달러 토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통화 대체가 빨라질 수 있다. 저축과 거래가 외화 기반 수단으로 이동하면 국내 통화정책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모든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광범위한 접근성이 기존 취약성을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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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통화 스테이블코인도 해법이 아닐 수 있다
현지 통화로 가치를 뒷받침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통화주권을 지킬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츠의 경고는 토큰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지 통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작동한다면, 이용자는 탈중앙화 거래소, 유동성 풀 또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두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현지 통화에서 달러 토큰으로 바꾸는 마찰이 줄어들면서, 현지 토큰의 사용을 막기보다 외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오히려 키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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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당국이 따져야 할 질문은 토큰을 어떤 통화가 뒷받침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가 시스템에 들어오고, 자산을 교환하고, 규제된 또는 비규제 경로를 통해 환매하는 과정이 얼마나 쉬운지도 중요하다.
위기 때 더 빨라질 수 있는 자본 유출
기존 외환 거래는 대체로 은행, 인가된 외환사업자 등 감독 대상 중개기관을 거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와 플랫폼, 관할권 사이에 추가적인 디지털 경로를 만들 수 있다. 카츠와 IMF는 이러한 경로가 자본 흐름 관리 조치와 외환 통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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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거래 마찰이 줄어들면 자본이 더 빠르게 빠져나가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외화 부채를 가진 차입자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금융 불안이 broader한 경제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는 가능한 전파 경로에 대한 설명이지, 스테이블코인이 자동으로 위기를 촉발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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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커졌지만, 실제 결제 규모는 headline보다 작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빠르게 늘었다. 시장 시가총액은 2021년에서 2025년 사이 거의 세 배로 증가해 약 3,000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후 1년 동안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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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은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전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약 35조 달러로 추정됐지만, IMF가 인용한 국제결제은행(BIS) 추정치에서 실제 결제와 관련된 흐름은 약 3,900억 달러였다. 연간 약 1,000조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국경 간 결제시장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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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수치의 차이는 상당 부분 가상자산 생태계 안에서 발생한 거래에서 비롯된다. 거래, 유동성 관리, 플랫폼 간 이전, 차익거래 등이 포함되며 일반적인 상품 구매나 해외 송금, 기업의 공급업체 결제와는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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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이 당장 세계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정책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유통망과 상호운용성, 외화로의 전환 가능성이 국내 결제 인프라와 감독 체계보다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공개된 자금 흐름 추정치와 IMF의 위험 분석을 바탕으로 한 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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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xos의 유럽 진출이 보여주는 국경 간 확장성
Paxos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달러(Global Dollar·USDG)’는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 체계에 따라 EU 소비자용으로 출시됐으며, Kraken과 Gate 등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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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규제를 받는 민간 달러 토큰 네트워크도 여러 관할권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발행사, 준비자산, 블록체인, 거래소, 지갑, 이용자가 서로 다른 국가에 자리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 주체만 감독하는 방식으로는 규제 공백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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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당국이 주목할 대응책
먼저 현지 통화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원치 않는 달러화를 막는 가장 지속적인 방어선은 경쟁 토큰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통화정책, 지속 가능한 재정, 건전한 제도, 그리고 현지 통화가 가치를 보존하고 계속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믿음이 핵심이다. IMF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영향은 국가별 거시경제 체계, 기존 통화 대체 수준, 금융시장 구조, 현지 통화 대안의 이용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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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있는 국내 결제망을 구축해야 한다
빠르고 저렴하며 서로 연결되는 국내 결제 인프라는 외화 토큰을 사용할 실질적인 이유를 줄일 수 있다. 정책 당국은 송금, 상거래, 국경 간 이전에 신뢰할 만한 선택지가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이나 다른 형태의 디지털 화폐 하나가 모든 결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역시 실제 정책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검토할 대상이지, 자동으로 정답이 되는 수단은 아니다. 은행 예금과 즉시결제망의 고도화, 토큰화 예금 등도 함께 비교해야 한다.
토큰이 아니라 활동 전체를 규제해야 한다
규정은 발행사의 명칭이나 토큰이 표시하는 통화만 다뤄서는 부족하다. 준비자산의 질과 분리 보관, 환매 권리, 지배구조, 운영 복원력,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 데이터, 은행 및 결제 시스템과의 연결을 포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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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범위는 거래소와 지갑, 탈중앙화 전환 지점, 온램프와 오프램프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용자가 현지 통화와 외화를 바꾸는 지점이자, 보고·신원확인·자본 흐름 관련 요건이 우회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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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
토큰 발행사, 준비자산, 블록체인 인프라, 거래 플랫폼, 이용자가 여러 국가에 흩어져 있다면 개별 국가의 규정만으로는 공백이 남는다.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공통 기준, 정보 공유, 감독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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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률적인 해법은 피해야 한다
통화에 대한 신뢰가 높고 결제 선택지가 효율적인 국가는 경쟁과 비용 절감이라는 편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반면 정책 신뢰도가 낮거나 달러 접근성이 제한되고 이미 달러화가 진행된 국가는 통화주권과 금융 안정성에 더 큰 위험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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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보다 중요한 것은 ‘유용성’
스테이블코인은 더 빠른 은행 결제, 토큰화 예금, 다른 디지털 화폐와 경쟁할 수 있다. 장기적인 역할은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기 어려운 이점을 갖추면서도 충분한 신뢰와 법적 보호, 상호운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결국 카츠의 메시지는 스테이블코인을 일괄 금지하자는 요구라기보다 기술적 지름길을 경계하라는 경고에 가깝다. 건전한 거시경제 기반, 경쟁력 있는 국내 결제 시스템, 위험에 기반한 규제, 국제 공조가 함께 마련돼야 스테이블코인의 효율성은 활용하면서 디지털 외화 접근성이 통제되지 않는 달러화 통로로 변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전통 금융기관이 비슷한 수준의 저비용·고속·상호운용 디지털 화폐를 더 강한 신뢰와 법적 보호와 함께 제공한다면, 스테이블코인이 주류 결제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정책 논의에 포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