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넥스트의 스테판 부즈나 CEO가 도이체뵈르제와의 결합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다만 이는 거래 발표가 아니다. 그의 핵심 발언은 양사의 거래소 사업을 결합하는 방안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며,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대형 시장 인프라 그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그는 두 회사 간에 현재 진행 중인 논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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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현재 단계는 협상이나 공식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오랫동안 거론돼 온 전략적 선택지가 다시 주목받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부즈나 CEO가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부즈나 CEO는 전면적인 기업 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발언의 초점은 두 그룹 전체를 합치는 확정된 거래가 아니라, 거래소 사업 부문의 결합에 맞춰져 있었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거래, 청산, 그 밖의 시장 인프라를 모두 포괄하는 전면 합병보다 특정 사업 영역의 제휴·통합이 구조상 더 설계하기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매력은 규모에 있다. 유럽의 주요 거래소 사업을 묶으면 시장 유동성을 넓히고, 미국 등 대형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범유럽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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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 시점의 결론은 단순하다. 합병 기대감은 되살아났지만, 협상은 시작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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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발언과 무엇이 달라졌나
경제적 논리는 새롭지 않다. 부즈나 CEO는 지난 5월 이탈리아 의회 청문회에서도 도이체뵈르제와의 합병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유로넥스트가 과거 도이체뵈르제와의 합병을 이미 세 차례 추진한 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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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발언은 거래소 사업 결합을 명시적으로 합리적인 거래로 표현하고, 전면 합병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개방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결정적인 제약 조건은 그대로다. 양사 간 대화는 현재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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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거론된 결합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9월 14일 부즈나 CEO의 발언 뒤 유로넥스트와 도이체뵈르제 주가는 각각 약 2% 상승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1 유럽 장중 기준으로는 유로넥스트가 2.2%, 도이체뵈르제가 3.3% 올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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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공된 보도만으로 다른 모든 상장 거래소 운영사의 주가가 같은 폭으로 움직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즉각적이고 뚜렷한 반응은 이번 논의의 직접 당사자인 두 회사에서 확인됐다.
왜 전략적으로 매력적인가
이번 구상은 유럽 자본시장의 분절을 줄여야 한다는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73% 수준으로, 미국의 270%에 크게 못 미친다. 집행위는 EU 자본시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고 파편화돼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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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이 현실화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 규모와 유동성 확대: 주요 거래소 사업을 연결해 국가 간 투자자와 기업의 자금 조달 접점을 넓힐 수 있다.
- 유럽 시장 인프라 강화: 거래와 거래 후 처리(post-trading) 시장을 더 통합하려는 EU의 정책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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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효율 가능성: 기술과 운영에서 겹치는 기능을 통합하면 중복을 줄일 여지가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략적 가능성이지, 회사들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거래 효과는 아니다. 실제 거래가 나온다면 효율성이 경쟁 제한이나 시장 접근성 저하보다 크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최대 관문은 반독점·규제 심사
부즈나 CEO도 전면 합병에는 상당한 규제 장벽이 따른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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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당국은 거래소 운영과 인접한 시장 인프라 서비스에서의 중복을 면밀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과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도이체뵈르제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합병안을 심사했을 때도 청산, 파생상품, 지수 라이선싱 분야의 경쟁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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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 역시 더 넓은 EU 정책 환경 속에서 검토될 것이다. EU는 국경 간 거래·거래 후 처리의 장벽을 낮추려 하고 있지만, 감독 체계의 분절, 세제 차이, 인프라 차이는 여전히 통합 자본시장의 장애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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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관건은 두 기업의 의지만이 아니다. 규제당국과 각국 당국은 경쟁, 금융시장 회복력, 핵심 시장 인프라의 지배구조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사업 매각이나 구조적 제한 같은 시정조치가 붙으면 거래의 경제성 자체가 약해질 수도 있다.
2027년 CEO 교체도 변수
부즈나 CEO는 2027년 5월 주주총회에서 세 번째 임기를 마칠 예정이며, 감독이사회가 후임 선임 절차를 관리하고 있다.
48 유로넥스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르조 모디카는 내부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지만, 후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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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인사 이슈가 아니다. 여러 국가와 규제당국이 얽힌 대형 국경 간 결합은 유로넥스트의 차기 경영진, 도이체뵈르제, 양사 이사회, 주주, 규제기관의 장기적 지지가 있어야 추진될 수 있다. 새 CEO는 부즈나 CEO의 통합 논리를 이어갈 수도, 수정할 수도 있으며, 유로넥스트의 기존 전략 계획을 우선할 수도 있다.
기업 결합 논의이자 유럽 정책 과제의 일부
이번 합병설은 EU의 ‘저축·투자 연합(Savings and Investments Union·SIU)’ 의제와도 맥이 닿는다. SIU는 유럽 자본시장의 깊이와 연결성을 높이고 회원국 간 분절을 줄여 유동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책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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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업 합병 하나만으로 진정한 단일 자본시장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감독의 분절, 세제 격차, 시장 인프라의 차이를 여전히 핵심 장애물로 지적한다.
34 더 큰 거래소 그룹은 규모 확대에 기여할 수 있지만, 유럽의 경쟁력 제고라는 더 큰 목표는 규제와 제도의 구조적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달성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당장의 핵심은 명확하다. 부즈나 CEO가 장기간 논의돼 온 선택지를 다시 부각했고 시장도 반응했다. 하지만 공개된 협상은 없으며, 실제 거래로 넘어갈 경우 규제 통과 과정은 매우 험난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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