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세대 핵융합 실험장치 **HL-4(환류-4)**의 설계와 역할을 공개했다. 이 장치의 첫 번째 임무는 전기를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고온 초전도(HTS) 자석이 핵융합로에 가까운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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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4의 핵심 임무는 ‘자석 검증’
토카막은 강력한 자기장으로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도넛 모양의 핵융합 장치다. HL-4는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을 통제된 실험실 시험에서 한 단계 끌어올려, 미래 핵융합로 내부와 더 비슷한 조건에서 검증하는 시험대로 구상됐다.
관련 발표 자료는 HL-4를 4세대 자기밀폐 핵융합 실험장치이자, ‘복합적인 핵융합 조건’에서 고자기장 HTS 자석의 신뢰성을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플랫폼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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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실험실에서 자석 하나가 잘 작동하는 것과 실제 핵융합 장치에서 안정적으로 버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핵융합 장치에서는 강한 플라스마 열부하와 방사선, 고자기장 운전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전자기력과 기계적 응력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따라서 HL-4가 겨냥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의 중요한 공학적 병목이다. 더 강한 자석은 토카막을 작게 만들고 플라스마 밀폐 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초전도 소재와 구조물, 극저온 냉각계, 전원장치와 제어 시스템이 하나의 통합 장치로서 계속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서남물리연구원의 ‘환류’ 계보 잇는다
HL-4는 중국 서남물리연구원(SWIP)이 개발해 온 환류 계열 장치의 후속 모델이다. 이 계보에는 HL-1, HL-1M, HL-2A, HL-3가 포함된다. HL-3는 과거 HL-2M으로 불렸으며, 2020년 최초 플라스마를 달성한 뒤 2023년 고밀폐 모드(H-mode) 운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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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3의 2025년 성과는 HL-4가 등장하는 플라스마 연구의 배경을 보여준다. 중국핵공업집단(CNNC)의 공식 발표는 HL-3가 이온 온도 1억1,700만℃와 전자 온도 1억6,000만℃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19 이후 일부 보도는 이를 이온 온도 약 1억2,000만℃, 전자 온도 1억6,000만℃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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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발표된 성과를 설명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온 온도는 단일 확정값보다 1억1,700만~1억2,000만℃ 범위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HL-4의 역할은 단순히 더 높은 플라스마 온도 기록을 세우는 데 있지 않다. 이 장치는 고온 플라스마가 만들어내는 환경을 실제로 감당하면서, 고자기장·장시간 운전에 필요한 자석과 원자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8년 시험 라인, 2030년 시제품 목표
중국 퓨전 에너지가 이끄는 장강삼각주 혁신 컨소시엄은 HL-4의 요구 조건에 맞는 고자기장 HTS 토카막 자석 개발 계획도 별도로 발표했다. 컨소시엄에는 중국 퓨전 에너지, 상하이 초전도, 이스턴 초전도, 상하이교통대, 상하이전기 원자력발전그룹 등 9개 연구·산업 기관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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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은 2028년까지 25테슬라 HTS 고자기장 자석 개발·시험 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시제품 자석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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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테슬라라는 수치는 HL-4가 단일 연구시설 계획을 넘어 제조와 성능 인증을 포함한 산업 프로그램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목표 달성에는 초전도 소재 생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형 자석 제작, 구조 지지체, 극저온 시스템, 전원 공급 장치, 시험 인프라를 마련하고, 이 모든 요소를 토카막 환경에 통합해야 한다.
582t 자석이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
중국 허페이에서 진행된 다른 핵융합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582t 규모의 초전도 코일을 완성하고 시험했다. 이 코일은 세계 최대 핵융합 자석으로 소개됐으며, 약 21m×12m 크기의 D자형 구조물이다. 코일은 건설 중인 **BEST(Burning Plasma Experimental Superconducting Tokamak)**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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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는 2030년 무렵 순 핵융합 출력과 전력 생산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4 거대 자석의 제작과 시험 성공은 초고온 플라스마를 원자로급 규모에서 가두는 데 필요한 부품 제조와 통합 역량이 진전되고 있다는 중요한 이정표다.
다만 이것이 중국이 이미 상용 핵융합로를 만들었거나, 경제성 있는 연속 핵융합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BEST의 2030년 목표는 아직 계획된 시연 단계이며, HL-4와 25테슬라 자석 역시 앞으로 검증해야 할 공학적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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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마 연구에서 산업 전략으로
HL-4 설계, 25테슬라 자석 컨소시엄, BEST의 대형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함께 보면 중국의 핵융합 전략은 플라스마 물리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은 초전도 소재와 자석 제조, 대형 시험 시설, 원자로 엔지니어링 역량을 동시에 키우고 있으며, 연구기관과 국유·산업 기업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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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30년까지 이어지는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의 미래 기술 우선순위 가운데 핵융합 에너지도 포함했다.
33 2030년 이전에 3,000억 위안 이상을 투자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 수치는 확정된 HL-4 사업 예산이라기보다 정책·업계 전망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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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목표는 비교적 분명하다. 해외 장비와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핵융합 공급망을 구축하며, 실험 물리학에서 원자로 엔지니어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이는 핵융합을 실용적인 에너지 기술로 만들려는 국제 경쟁의 한 축이기도 하다.
결론: 핵융합 발전의 도착이 아니라 다음 공학 시험
상하이에서 공개된 HL-4 계획은 핵융합 발전이 이미 현실이 됐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중국이 다음 단계의 공학적 문제를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발표에 가깝다. HL-4는 고온 초전도 자석이 실제 핵융합로에 가까운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도록 설계됐으며, 관련 컨소시엄은 2030년까지 25테슬라 시제품 자석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L-3의 1억℃급 플라스마 성과, BEST의 582t 자석, 그리고 계획된 HTS 제조 네트워크는 중국의 핵융합 프로그램이 대형 장치와 산업 기반을 갖춘 엔지니어링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장시간 운전과 순출력, 경제성 있는 전력 생산이라는 결정적 관문은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