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인공지능의 안전한 개발과 감독을 위해 국제적 공조 기구인 **‘기술 안정성 위원회(technology stability board)’**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금융안정위원회(FSB)를 모델로 들며 AI 분야에도 국가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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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AI 개발을 멈추자는 것이 아니다. 카니는 안전장치와 국제 공조가 AI의 경제적 잠재력 및 사회적 가치 창출과 양립할 수 있으며, 오히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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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가 제안한 것은 무엇인가
카니의 구상은 현재로서는 단일한 세계 AI 규제기관을 즉시 세우자는 구체적 설계안이라기보다, 국경을 넘는 조정 체계를 만들자는 제안에 가깝다. 회원국, 법적 권한, 의사결정 방식, 집행 수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기구는 출범한 제도가 아니라 국제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제 설정 단계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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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위원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국과 국제기구가 협력하는 틀이다. 카니가 이 모델을 언급한 것은 AI 위험 역시 한 국가의 규칙만으로 다루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AI 안전 논쟁에서의 위치: 감속론과 규제 반대론 사이
카니의 접근은 최첨단 AI를 둘러싼 두 강경한 입장과 구별된다.
아모데이: 능력 고도화 속도를 늦추자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 기업들이 모델 성능을 고도화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용 위험을 관리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더 강한 안전성 평가와 업계 차원의 공조를 포함한 방안을 제시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소유주 일론 머스크도 이에 지지 의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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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개발 자체를 포기하자는 주장은 아니지만, 최첨단 모델의 역량 경쟁에는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추가 규제보다 경쟁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기업을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수단이 이미 미국에 있다며, 추가적인 AI 안전 규제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그는 업계의 규제 요구를 “사기(hoax)”라고 표현했고, 미국의 기술 경쟁력 유지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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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성장은 계속하되, 안전은 함께 조정
카니는 아모데이처럼 업계 전반의 개발 속도 저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트럼프처럼 추가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일축하지도 않는다. 그의 논리는 AI 투자를 지속하고 보급을 확대하되, 이를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안전 규칙을 국제적으로 조율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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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정상회의와 동시에 나온 이유
이 제안의 시점도 주목할 만하다. 캐나다 첫 국가 투자 정상회의는 16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은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액화천연가스(LNG), 항만, 광산, 에너지, 디지털 기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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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는 5년 동안 1조 캐나다달러(C$) 이상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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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정상회의와 AI 거버넌스 제안을 함께 놓고 보면, 캐나다는 AI 인프라를 구축할 투자처이자 국제 규칙 논의에 참여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 연결은 두 정책이 동시에 제시된 데서 나오는 해석일 뿐, 새 기구가 캐나다 내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한다는 공식 발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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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나다 무역 갈등과 투자 다변화
캐나다의 투자 유치 움직임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약 200억 달러어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는 약 28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15~50% 범위의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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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는 유럽연합(EU) 가입과는 다른 형태의 ‘특별한 동맹’을 추진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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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에너지·인프라·디지털 프로젝트에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단순한 상업 정책을 넘어선다. 최대 교역 상대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캐나다에 투자 파트너와 경제 관계를 다변화할 수단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숙제는 국제적 동의
기술 안정성 기구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최첨단 AI에 더 강한 국제 안전장치가 필요한지부터 의견이 갈리는 정부와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아모데이·올트먼·머스크는 안전 조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면 최첨단 개발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반면 트럼프는 미국의 경쟁력을 이유로 추가 제약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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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중국, EU 등 주요 AI 강국이 카니의 기구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제안은 이미 합의된 글로벌 체제가 아니라, 경쟁이 치열해지는 AI 시대에 국제 거버넌스의 틀을 논의하자는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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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카니의 기술 안정성 위원회 구상은 AI 투자와 신속한 도입을 유지하면서도 안전 문제를 국제 공조로 다루려는 시도다. 안전을 위해 AI 발전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기존 국내 제도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이 중간 노선이 실제 기구로 이어질지는 주요 AI 강국들이 경쟁 우선의 환경에서도 국경을 넘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