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와 닮았다’는 말은 DNA 배열의 일부 특징이 비슷하다는 뜻이지, 곧바로 새로운 유전자 편집 도구가 나왔다는 뜻은 아니다. 앤트로픽이 9월 23일 발표한 ART는 AI가 생물학 연구의 실험 대상을 찾아낸 사례다. 이 시스템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1
3
15
클로드가 찾아낸 것은 무엇인가
ART는 ‘배열 연관 역전사효소’(array-associated reverse transcriptases)의 약자다.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DNA에서 발견된 배열로, 역전사효소와 그 곁의 유전자, 길게 이어진 반복 DNA가 함께 나타난다. 이 반복 구조가 유전자 편집 기술로 알려진 크리스퍼(CRISPR)의 한 특징을 연상시키지만, ART가 크리스퍼처럼 작동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9
12
15
역전사효소는 RNA를 DNA로 복사하는 효소다. 보도에 따르면 효소 자체는 이미 알려져 있었고, 클로드가 새롭게 주목하게 만든 것은 그 효소와 인접 유전자·반복 DNA의 연결 관계였다. 독특한 배열을 식별한 것과 새로운 생화학적 작동 원리를 입증한 것은 다른 일이다.
1
31
43
AI는 어디까지 했고, 실험은 무엇을 보여줬나
앤트로픽에 따르면 연구진은 클로드에 대규모 DNA 서열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역전사효소를 찾으라는 큰 방향의 지시를 줬다. AI 에이전트들이 후보를 탐색했고, 사람 연구자들이 초기 방향 설정과 실험을 맡았다.
15 약 950개 에이전트, 21시간, 2억 1,000만 토큰이라는 수치는 탐색 규모를 보여준다. 다만 공개된 설명만으로는 20만여 개의 역전사효소가 약 3,500개 후보와 최종 20개로 좁혀진 세부 절차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8
9
11
후속 실험에서는 반복 DNA 배열로부터 짧은 RNA가 만들어진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44 데이터베이스에서 패턴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실험으로 관찰할 현상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ART가 특정 DNA를 인식하거나 절단하는지, 원하는 위치의 유전자를 편집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물학적 기능도 여전히 미상이다.
3
15
44
‘돌파구’라는 평가는 왜 이른가
이번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논문이 아닌 사전 공개 논문으로 발표됐다.
20
44 블룸버그는 일부 외부 전문가가 앤트로픽이 발견의 중요성을 과장했다고 본다고 전했고, 미생물학자 필립 크란주시는 뉴욕타임스에 “아직 돌파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7
18
그렇다고 AI 탐색의 가치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클로드는 실험으로 조사할 만한 배열을 찾아내는 데 기여했다.
15
44 다만 반복 DNA와 짧은 RNA의 발견은 ‘작동하는 유전자 편집 도구’의 입증과 다르다. ART의 새로움과 작동 원리,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추가 실험과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