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찌그러진' 건물 텍스처.
시프트 업과 김형태 대표가 SNS에 공개한 공식 키 아트에서는 배경 건물들의 창문이 뒤틀리거나, 제각각 크기로 '녹아내린'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복잡한 기하학 구조를 처리할 때 AI 이미지 생성기가 자주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패턴과 흡사하다 .
3. 일관성 없는 캐릭터 모델.
4chan과 레딧(Reddit) 등지의 유저들은 주인공 이비(Evie)의 얼굴이 트레일러 초반과 후반 장면에서 눈에 띄게 다르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러 번의 AI 생성 결과물을 이어 붙일 때 프레임마다 얼굴 윤곽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
4. 소위 'AI 슬롭'이라는 질감 문제.
특정 글리치뿐만 아니라, 배경 텍스처 전반에서 느껴지는 이질감도 지적 대상이었다. 핵심 캐릭터 외의 자산들이 수작업 특유의 세밀함 없이 단순 채색된 듯한 느낌을 주며, 미래 도시 배경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
이러한 의혹들을 단순한 '초기 개발 단계의 미완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코타쿠(Kotaku)에서 노트북체크(Notebookcheck)까지, 영향력 있는 주요 매체들이 트레일러 공개 24시간 만에 이 논란을 집중 보도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
이번 AI 논란은 진공 상태에서 터져 나온 것이 아니다. 2026년 1월, 김형태 대표는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한국 게임업계의 AI 도입 필요성에 대해 매우 직설적인 주장을 폈다 .
김 대표의 핵심 논리는 간단했다. 중국 스튜디오들은 게임 하나에 1,000명에서 2,000명의 인력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붓지만, 시프트 업은 고작 150명의 인력으로 맞서야 하는 현실을 '인해전술 대 인해전술'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 그가 내놓은 해결책은 AI였다. 모든 개발자가 AI 도구에 능숙해져서 “1명이 100명의 역할을 해내는 것” 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공표했다
.
이 발언은 더게이머(TheGamer)와 게임리액터(GameReactor)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시프트 업이 AI에 사활을 걸었다는 뉘앙스로 전 세계에 보도됐다 . 게다가 그는 AI가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도구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때문에 6월에 공개된 '블러드 레인' 트레일러에서 AI로 의심되는 자산들이 발견되자, 이는 팬들에게 '사고'가 아니라 예고된 전략의 실행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논란이 된 '일그러진 창문'의 키 아트를 김 대표가 자신의 SNS 계정에 직접 올린 사실은, 이 AI 논란을 곧바로 스튜디오의 수장에게 직결시켰다 .
사실 이미 전조는 있었다. 2026년 2월, 김 대표가 에반게리온의 아스카와 니어 시리즈의 에밀 가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올렸다가, 원작자인 마츠시타 요시카제로부터 “불쾌하다”는 공개 비판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 이 사건으로 인해 그의 AI 사용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이미 회의적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게임의 개발 상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논란을 보도한 여러 매체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극초기 또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라고 명시했다 . 트레일러 공식 설명에도 “본 영상은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의 장면이며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
현재 확정되지 않은 주요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시프트 업은 트레일러 속 특정 자산이 AI로 생성됐는지 여부에 대해 아무런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부인이 없는 한, 자리 표시자일 뿐이라는 설명은 가능성만 남긴 채 불확실한 상태다.
'블러드 레인' 트레일러 논란은 두 가지 시대적 흐름이 충돌한 지점에 서 있다. 게임업계에서 생성형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팬들의 경계심과, 거대 자본의 중국 발 물량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 AI를 집어삼키려는 CEO의 생존론 말이다. 설령 모든 의심스러운 자산이 단순한 임시 조치이고 정식 출시 때 깨끗이 사라질 운명이라 할지라도, “1명이 100명의 역할을 한다”는 신념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이상 팬들이 공개되는 모든 픽셀 하나하나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것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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