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표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한 인물은 사이클계의 거물급 인사들이었다.
전 퀵스텝(Quick-Step) 수장인 파트릭 르페브르(Patrick Lefevere) 는 자신의 헷 니우스블라트(Het Nieuwsblad) 칼럼을 통해 시기와 자금력을 동시에 겨냥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 그는 1990년대 마페이(Mapei) 시절부터 구에르칠레나와 함께 일한 인연을 언급하며 그의 퇴진 방식을 “문자 그대로 등에 칼을 꽂은 건 아니지만, 비겁한 짓” 이라고 일갈했다
. 이어 이 모든 개편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투르 드 프랑스를 앞둔 요란한 의자 뺏기 게임’ 이라고 비꼬며, 이런 혼란을 굳이 지금 발표한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르페브르의 발언 중 가장 폭발적이었던 것은 후안 아유소(Juan Ayuso)의 영입 이면에 숨은 바이아웃 금액을 폭로한 대목이다. 그는 리들-트렉이 UAE 팀 에미리츠로부터 아유소를 빼오기 위해 “최소 1,500만 유로(약 220억 원)” 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 이는 사실일 경우 사이클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 해지 비용 중 하나가 된다. 팀은 아직 이 금액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며, 앞서 일부 언론은 실제로는 “소문난 1억 유로보다 훨씬 적은 금액”에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전 US 포스탈(US Postal) 및 디스커버리 채널(Discovery Channel) 팀의 수장이었던 요한 브루이넬(Johan Bruyneel) 역시 팟캐스트 ‘더 무브(THEMOVE)’에 출연해 이번 쇄신이 과연 성과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했다 . 그는 “돈은 엄청나게 쓰고 있지만, 그 내부에는 불만이 가득 차 있다”라며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내부적 격변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합병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고 단언하며, 외부에서 막대한 자본과 선수들을 데려온 성공한 스폰서조차도 기존 팀 내부에서는 침입자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그는 구에르칠레나를 강력히 옹호하면서,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팀 사기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정만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수달 퀵스텝(Soudal Quick-Step)의 CEO 위르겐 포레(Jürgen Foré) 는 더욱 철학적인 비판을 가했다. 그는 벨기에 매체 빌러플리츠(WielerFlits)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팀의 핵심 노하우(위대한 진리)를 돈으로 사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노골적으로 경쟁팀 인력 빼오기 전략을 비판했다 . 포레는 단순한 자금력 문제를 넘어, 서로 다른 환경과 철학에서 성장한 인재들을 긁어모은다고 해서 과거 그들이 누렸던 케미스트리와 신뢰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 깊이 회의했다
.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리샤 니어만은 이 결정이 단순한 배신이 아닌 개인적 도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리들-트렉을 “현재 사이클에서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 중 하나”로 규정하며, 이 정도 규모의 투자와 함께 무언가를 새로 구축할 기회는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 시기가 일반적이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움직임이 단기적 혼란이 아니라 장기적 비전에 의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
비스마 팀 보스인 리하르트 플루허(Richard Plugge)도 나름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니어만의 이탈에 “당황했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그가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했고,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 비스마는 곧바로 수습에 나서, 2026년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내 인재 마르크 레프(Marc Reef)를 니어만의 후임 레이싱 총괄로 승진 발령했다
.
리들-트렉의 이번 개편은 2025년 10월 리들이 팀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고 팀 등록을 미국에서 독일로 옮기면서 시작된 광범위한 체질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 후안 아유소에게 5년 장기 계약을 안기고
, 슐렉 형제를 대거 경영진에 포진시킨 대규모 투자의 궁극적 목표는 명확해 보인다. 바로 투르 드 프랑스 제패다
.
하지만 노련한 승부사들의 거센 비판이 증명하듯, 목표를 향한 이 질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한정한 지갑’이 만들어낸 이 공격적인 시도가 사이클 역사상 가장 성공한 리빌딩 사례로 남을지, 아니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팀워크라는 벽에 가로막혀 내부 분열만 부추기는 실패한 ‘공습’으로 기록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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