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크라이나의 첫 답은 여전히 ‘휴전 먼저’다. 특히 키이우는 짧고 상징적인 정전과 실제 협상을 가능하게 하는 장기 휴전을 구분한다. 2026년 4월 푸틴이 러시아 5월 9일 전승절을 전후한 일시 휴전을 거론하자, 젤렌스키는 모스크바 퍼레이드를 위한 몇 시간짜리 안전인지, 그 이상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장기 휴전을 원한다고 했다 .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강하게 요구해온 것은 맞지만, 모든 상황에서 ‘휴전이 먼저 발효되지 않으면 절대 만나지 않는다’고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2025년 5월 튀르키예 회담 제안 국면에서 젤렌스키는 여전히 휴전을 기대한다고 하면서도, 푸틴을 직접 만나기 위해 튀르키예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당시 일부 보도는 젤렌스키의 참석이 월요일 휴전 발효를 엄격한 조건으로 삼은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
이후에는 우크라이나가 이전에 필요하다고 봤던 휴전이나 안보 보장 없이도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 더 최근에는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는 오래전부터 회담 준비가 돼 있었고, 이제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대화 형식을 정하고 전쟁을 끝내며 안보를 확실히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따라서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먼저 원한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실제로 전투를 멈추게 할 현실적 통로라면, 그 만남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은 러시아가 제시한 요구를 사실상 확정된 협상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2025년 6월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휴전 제안을 ‘최후통첩’이라고 비판하며 거부했고,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푸틴과의 대면 회담을 다시 요구했다 .
이 대목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을 먼저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만 협상하라는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젤렌스키급 정상회담이라면 상대도 푸틴이어야 한다는 점도 키이우가 강조해온 대목이다. 튀르키예 회담 논의 당시 젤렌스키 측은 러시아 관리들과의 대체 회담을 배제하고 푸틴과의 직접 대면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
특히 영토 문제는 그 이유를 잘 보여준다. 젤렌스키는 영토 합의는 푸틴과의 직접 접촉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동시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미국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식의 회담에 열려 있으며, 어느 단계에서는 유럽도 참여해야 한다고 봤다. 안보 보장이 유럽연합, 그리고 이른바 ‘의지의 연합’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은 잠깐 총성을 멈추는 회담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고 이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틀이다. 젤렌스키는 핵심 과제가 구체적인 대화 형식을 찾고, 전쟁을 끝내며, 안보를 신뢰할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서 키이우는 누가 회담에 들어오는지, 의제는 어디까지인지,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이 어떤 보장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회담 조건의 일부로 본다 .
젤렌스키가 푸틴과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회담을 하려면, 우크라이나가 선호하는 조건은 대체로 네 가지로 정리된다.
다만 단서도 있다. 젤렌스키는 모든 조건이 완벽히 충족된 뒤에야 만나겠다고만 말해온 것은 아니다. 회담 자체가 휴전을 확보하고 전쟁 종식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는 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