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은 빠르고 정밀하게 퍼져나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4% 급락했고,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와 AMD가 약 5% 빠졌으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와 퀄컴(Qualcomm)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 이는 단순한 기술주 전반의 매도가 아니었다. 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던 핵심 섹터에 대한 정밀 타격이었으며, AI가 이끌어온 시장 전체의 내러티브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문을 즉각 불러일으켰다.
로이터 통신은 이 상황을 “AI 랠리에 발생한 오류(a glitch in the AI rally)”라고 정확히 묘사했다 . 삭소뱅크(Saxo Bank) 또한 투자자들이 “AI가 이끈 랠리 이후 리스크를 덜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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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지수는 0.74% 하락한 7,553.68에 마감하며 1년 만의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을 중단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약 1.2%(620포인트)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2% 빠졌다 . 나스닥 선물은 다음 날인 금요일 개장 전까지 1.2%의 추가 하락을 가리키고 있었다
. 변동성 지수(VIX)는 급등하며 랠리 속에 잊고 있었던 공포가 시장에 다시금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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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눈여겨볼 만한 점은 장중에 나타난 순환매였다. 낙폭이 컸던 기술주에서 이탈한 자금이 헬스케어와 금융주로 이동하면서 다우 지수는 한때 0.89% 상승하기도 했지만, S&P 500과 나스닥은 계속해서 무거운 압박을 받았다 .
유럽 증시는 이미 수요일부터 하락세였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관세 위협과 부진한 지역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 그리고 중동발 악재를 동시에 소화하려 애쓰고 있었다 . FTSE 100은 0.4%, CAC 40은 0.7%, DAX는 1.3% 하락한 채 마감했으며
, 목요일에는 Stoxx 600 지수가 추가로 미끄러지며 대부분의 거래소가 약보합세를 보이거나 미국 시장 개장을 기다리며 브로드컴 충격파를 소화하는 양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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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태평양 시장은 목요일 장 초반부터 월가의 약세를 그대로 반영하며 매도세에 직면했다. 닛케이 225와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고, GIFT 니프티는 인도 주요 지수의 약세 출발을 예고했다. 실제로 인도 벤치마크 지수는 하락했으며, 외국인 기관 투자자(FII)들은 무려 5,616.56 크로레 루피를 순매도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 아시아 증시는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결합하며 위험 선호 심리를 잠식함에 따라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 IC 마켓츠(IC Markets)가 정리한 대로, 매도의 촉매는 단순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가 유가를 밀어 올리고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에 대한 우려를 재점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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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이후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요 측면의 기대치가 줄어들어 장중 고점에서 소폭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39달러, 미국산 원유는 93.72달러로 다시 내려앉았다 .
하지만 채권 시장의 경고는 사라지지 않았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의 급등 이후 4.47% 수준에서 안정세를 찾았지만, 2년물 금리의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불편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
2025년과 2026년 초의 AI 주도 랠리는 주요 지수를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모건 스탠리 글로벌 투자 위원회는 S&P 500의 목표치를 7,500 수준으로 제시하며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익률을 예상했고, 경기 침체 우려는 한때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 하지만 브로드컴의 가이던스 실망은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 AI 칩 수요가 무한정 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핵심 가정에 균열을 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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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AI가 부양한 주식 시장 거품이 2026년에 터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식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6월 4일이 거품을 완전히 붕괴시킨 것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첫 번째 금이 간 순간임은 분명했다.
이란이 촉발한 오일 쇼크는 중앙은행들을 괴롭혀온 인플레이션 경로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바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며 국채 금리를 수직 상승시켰다 . 매도 사태 직전까지 2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전략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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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을 앞둔 시장은 IFM 인베스터스(IFM Investors)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정학적, 거시적 위험이 높아졌음에도 놀랍도록 낙관적인” 상태였다 . S&P 500은 9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1년 만의 최장 기록을 세우며 그 어떤 악재도 용납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 상태에서 두 개의 악재가 동시에 터지자 반응은 기계적이고 신속했다. 리오 타임즈(The Rio Times)는 이 현상을 두고 “단순한 섹터 순환매가 아니라 진정한 위험 회피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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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갈등은 몇 달 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제대로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위험이었다. 2026년 3월에 있었던 1차 충돌 당시 이미 하루 만에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이 3.2조 달러 증발하고 VIX 공포 지수가 25.97까지 치솟은 바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 말까지 주식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4일은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기존 적대 행위의 재개였다. 하지만 기술주에 대한 실망과 결합되면서 시장이 무시해왔던 거시적 불확실성을 마지못해 인정하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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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과 같은 날은 결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이는 몇 개의 대형주에만 의존한 랠리가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두 방향, 즉 지정학적 리스크와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이 동시에 폭발하며 찾아온다. 이날의 광범위한 매도세가 약세장의 시작을 알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상 최고치라는 착시 현상 아래 숨겨져 있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영원한 가속을 가정한 AI 거래, 이미 채권 시장이 경고하고 있던 인플레이션 리스크, 그리고 위험하게 방치되어 있던 지정학적 현실.
투자자들이 이날 얻어야 할 핵심 교훈은 브로드컴이나 이란이 폭락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아니다. 진짜 교훈은 바로 폭락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그 사실 자체다. 시장이 악재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멈추고 오직 좋은 소식만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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