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5월 15일로 끝난 주간에만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가 순유출되었습니다 . 채권 시장과 암호화폐 ETF에서 동시에 유동성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아주 작은 충격에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는 극도로 취약한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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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위험했던 요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옵션 시장입니다. 비트코인의 향후 30일 변동성 예측치를 보여주는 ‘비트코인 볼멕스 내재 변동성 지수(Bitcoin Volmex Implied Volatility Index)’가 36.11까지 추락하며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것입니다. 이는 2023년 이후 최저점에 근접한 수준이었습니다 .
이 지표가 하락했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며 극도의 안정감에 빠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 이러한 ‘변동성 함정’ 구간에서는 투자자들이 미미한 가격 변동에서도 큰 수익을 노리기 위해 레버리지를 최대치로 높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지뢰밭에 지뢰를 빽빽하게 채워놓는 것과 같습니다. 평화로운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작은 가격 충격 하나에도 연쇄적인 폭발, 즉 스탑 로스와 강제 청산 도미노를 촉발할 완벽한 조건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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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아쇠는 바로 심리적 지지선인 77,000달러가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 비트코인이 이 마지노선을 하향 돌파하자, 앞서 과도하게 쌓아올려졌던 위험한 레버리지 위에 강제 매도 폭탄이 투하되었습니다.
주요 거래소들은 담보가 부족해진 과도한 레버리지 롱 포지션들을 자동으로 강제 처분하기 시작했고, 이 매물이 다시 가격을 끌어내려 또 다른 청산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빠르게 돌아갔습니다. 단 1시간 만에 171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증발했다는 사실은, 상승을 확신한 투자자들이 얼마나 한쪽으로 쏠려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포지션이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청산 사태에 대해 역발상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시장의 ‘약한 손(weak hands)’과 불안정한 투기 세력을 일거에 털어내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건강한 수준으로 재설정해, 단기적인 ‘바닥’을 형성하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반등이 나오더라도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릅니다. 이번 폭락을 촉발한 거시 경제적 역풍들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요인이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의 상단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 따라서 거시 경제와 통화 정책 전망에 실질적이고 우호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또 다른 급작스러운 디레버리징 충격이 언제든 다시 시장을 덮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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