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거래 중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약 120달러에 가까워지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유가 급등은 즉각적인 주식 매도를 촉발했고 글로벌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 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에너지 가격 급등은 종종 주식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한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장 후반이었다. 미국이 긴장 완화를 위한 협상 과정에서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
만약 이란 원유가 추가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다면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 이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가는 빠르게 하락했고, 그와 동시에 유럽과 미국 증시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즉각적인 안도 랠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시장의 반등 분위기가 완전히 낙관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같은 날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됐다.
금리가 올라가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이 나타난다.
특히 기술주와 성장주는 미래 이익 기대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럽 증시는 유가 급등과 중동 긴장으로 장 초반 하락했다. 그러나 유가가 떨어지자 지수도 점차 안정되며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아시아 시장 역시 초기에는 위험 회피 분위기로 하락했다. 많은 아시아 국가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과 경제 전망에 부담이 된다.
인도 증시는 특히 유가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인 인도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루피 환율,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서 시장 압박도 일부 완화됐다.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에너지 기업들은 높은 유가의 수혜를 받았지만, 기술주는 금리 상승과 차익 실현 매물로 압박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중요한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기업의 실적은 기업 투자와 소비 수요의 방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신호로 여겨져 시장 전체가 결과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번 장중 반전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얼마나 유가와 지정학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다시 보여줬다.
특히 투자자들은 현재 세 가지 요인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만약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거나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진다면, 이번과 같은 급격한 시장 변동성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