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은 곧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기업 생산비와 소비자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 소식이 전해졌을 때 비트코인은 잠시 8만 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암호화폐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같은 시기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도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금리 전망은 특히 중요하다. 금리가 낮아지면 시장에 유동성이 늘고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기 위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비트코인 같은 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확대됐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반대로 수익률(금리)은 상승한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 입장에서 비트코인처럼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을 보유할 매력이 줄어든다. 동시에 성장주와 암호화폐 같은 장기 기대수익 기반 자산의 밸류에이션도 압박을 받는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에서 동반 약세가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차기 연준 의장 케빈 워시 체제에서의 통화정책 방향도 재평가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고 유가까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연준이 당분간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higher for longer)"**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은 유동성에 의존하는 자산에 특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비트코인 역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유동성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러한 기대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
거시경제 요인 외에도 기술적 가격 구조가 하락을 가속했다.
시장에서는 8만 달러가 중요한 지지·저항 구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분석가들은 상단 저항이 약 8만 달러, 주요 지지선이 7만5천 달러 부근에 형성돼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를 지키지 못하자 다음과 같은 연쇄 반응이 발생했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이 과정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추정한다.
비트코인의 하락은 단독 현상이 아니었다. 같은 시기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공통 요인이 작용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위험 노출을 줄이기 때문에, 주식·암호화폐·신흥시장 자산이 함께 하락하는 리스크 오프(risk‑off) 장세가 나타나기 쉽다.
결국 이번 움직임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글로벌 금융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이 7만9천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여러 거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다.
이처럼 유동성이 줄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암호화폐 시장이 특히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