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주가 하락은 회사의 실적 부진이나 주문 취소 발표보다 AI 투자 성장 시나리오에 대한 재평가에 가까웠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최전선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도 이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은 AI 칩·서버·데이터센터에 대한 장기 투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했다. 암스테르담 상장 ASML 주가는 5.2% 하락했고, 미국 상장 주식은 약 7.3%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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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성 논의가 왜 ASML에 영향을 줬나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노광장비를 만든다. 특히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는 최첨단 칩 생산의 핵심 장비다. AI 모델 개발이 자율적 또는 규제상 이유로 느려진다고 해서 당장 ASML 장비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한 단계 앞을 본다. AI 개발 경쟁의 속도가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신설, 선단 공정 칩 생산, 반도체 장비 발주가 얼마나 빠르고 크게 늘어날지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이번 주가 하락은 ASML의 기술 경쟁력 훼손보다는, 미래 AI 설비투자에 기대어 형성된 성장 기대와 밸류에이션의 위험 프리미엄이 조정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도체주에 집중된 매도세
매도는 글로벌 AI 관련 주식으로 확산됐다. 로이터는 아시아부터 미국까지 AI 연관 종목이 하락했으며, 특히 반도체 기업들이 큰 폭으로 밀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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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는 PHLX 반도체지수가 5.9%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4%, 마이크론은 5% 이상 떨어졌고, 브로드컴과 AMD도 각각 4% 이상 내렸다.
27 인텔, 마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4% 이상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미국 거래에서 7% 떨어졌다고 CN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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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체 시장의 낙폭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 S&P 500: 0.48% 하락
- 나스닥 종합지수: 0.56% 하락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0.29%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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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장이 이 사안을 경기침체 신호로 광범위하게 해석했다기보다, AI 인프라 증설에 가장 크게 노출된 반도체·장비 기업 중심으로 성장 기대를 낮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 역시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주가 매도세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소프트웨어주는 올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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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에 제기된 밸류에이션 우려
ASML의 장비 기술 자체가 문제의 중심은 아니었다. 관건은 투자자들이 전제해 온 높은 성장 경로가 조금만 흔들려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관련 단기 노출과 마진 위험을 이유로 ASML의 목표주가를 1,930유로에서 1,700유로로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13 이는 회사의 장기 경쟁력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주가에는 기대에 못 미칠 경우의 여유가 작다는 판단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AI 관련 대규모 설비투자가 수년간 이어진다는 가정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고객 투자, 장비 출하량, 마진 전망의 작은 조정만으로도 큰 주가 변동을 겪을 수 있다. 9월 14일의 움직임이 바로 그 민감도를 드러냈다.
JP모건과 번스타인이 낙관론을 유지한 이유
주가 급락과 별개로 ASML의 수요 전망이 이미 악화됐다는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았다.
JP모건은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와의 미팅 뒤 경영진이 AI 수요는 “매우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SML은 2028년에 EUV 장비를 110대 이상 생산할 방안을 검토 중이며, 로이터에 따르면 2027년분 장비는 거의 매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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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 노광 기술이다. 고객들이 납품 훨씬 이전부터 생산능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단기적인 제약은 구매 의지보다 ASML의 생산 능력일 수 있다.
번스타인도 AI가 촉발한 첨단 로직 및 DRAM 증설을 근거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이 회사는 ASML의 EUV 출하량 전망을 2027년 86대에서 91대로, 2028년 87대에서 113대로 상향하면서 아웃퍼폼(Outperform) 의견을 유지했다.
51 이는 ASML의 확정 약속이 아니라 애널리스트 추정치이지만, 일부 투자자가 이번 하락을 단기 수주 가시성과 동떨어진 움직임으로 본 배경을 설명한다.
ASML은 2027년과 2028년 생산능력 계획에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텍사스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 관련 예상 수요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생산계획 가정에 포함됐다는 의미이며, 향후 매출이 이미 확정됐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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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제시한 실적과 생산능력 계획
ASML의 2026년 2분기 실적은 시장 우려에 대한 회사 측 반대 근거다. 회사는 2분기 순매출 93억 유로, 순이익 29억 유로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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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26년 연간 순매출 전망을 430억~45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전망을 **5456%**로 상향했다. 3분기에는 순매출 110억120억 유로와 매출총이익률 55~57%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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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능력 확대 계획도 유지됐다. ASML은 2026년 약 65대인 Low-NA EUV 생산능력을 2027년에 30% 늘리고, 2028년에는 추가 30%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DUV 침지 노광장비도 같은 방식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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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I 인프라 투자 둔화, 수출 통제, 고객사의 투자 시점 변화, 마진 압박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매도 당시 ASML은 연간 전망이나 생산능력 계획을 낮추지 않았다.
다음 실적에서 확인할 포인트
다음 분기 실적은 9월 14일 하락이 주로 투자심리 충격이었는지를 가를 실질적 시험대다. 시장은 다음 사항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 3분기 매출 110억
12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5557% 가이던스 달성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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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2028년 EUV 수요와 생산능력에 대한 가시성 유지 또는 개선 여부
- AI 수요가 집중된 첨단 로직과 메모리 고객의 설비투자 관련 발언
- 수요 둔화나 인도 지연의 징후, 예를 들어 향후 주문 논평 약화, 생산능력 확대 계획 축소, 납품 연기 여부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실적과 EUV 수요에 대한 지속적인 자신감이 확인된다면, 이번 하락은 높은 기대를 반영한 주식의 밸류에이션 재조정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전망이 약해지거나 고객 수요에 대한 발언이 크게 후퇴한다면,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ASML의 실제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핵심은 이번 매도세가 미래 AI 설비투자 서사의 변화를 선반영했다는 점이다. ASML의 실적, 생산능력 계획, 고객 수요 신호가 그 서사가 실제 둔화로 이어질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