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한다.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기업은 더 비싼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처럼 채권과 주식 양쪽에서 부담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거나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비용은 운송·제조업 비용과 가계 지출에 연쇄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물가 압력이 다시 강해질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유지할 가능성이다. 이는 금리 하락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하던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일본 증시에는 국내 통화정책 변수도 추가됐다. 일본의 7월 전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8%로, 6월의 1.6%에서 높아졌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비용 상승과 에너지 관련 압력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졌다.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커질 수 있고, 해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가운데 금리 인상 전망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장기 채권에도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본은행의 정책 전망이 아시아 증시 하락을 단독으로 일으켰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일본의 물가 지표는 미국 국채 금리, 유가, 재정 부담으로 이미 진행 중이던 글로벌 재평가에 지역-specific한 통화정책 위험을 더한 요인에 가깝다.
이번 아시아 증시 약세는 단일 악재보다는 전날의 안도 랠리를 다시 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시장이 동시에 주시한 위험은 다음 네 가지다.
결국 시장의 판단은 분명했다.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은 채권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지만, 정부 부채 확대와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의 채권 수요 감소라는 구조적 압력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계심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는 다시 위험 회피 국면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