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이 제시한 조건은 주당 73유로(약 11만 원) 의 전액 현금 지급이었다. 이는 제안 당시 AkzoNobel 종가인 52.52유로 대비 무려 39%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기업 가치를 약 12.49억 유로(14.53억 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14.5조 원) 로 평가한 통 큰 베팅이었다 .
거절의 명분은 명확했다. 이사회는 제시된 금액이 회사의 가치를 여전히 낮게 평가했다고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딜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합병 후 사업 부문을 두 회사가 나눠 갖는 구조였기 때문에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우려였다 . 또한 AkzoNobel 이사회는 처음부터 악살타와의 합병이 더 나은 전략적 선택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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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5월 27일, 시장 참가자들은 인수 성사 또는 또 다른 ‘백기사’의 등장을 기대하며 AkzoNobel 주식을 사들였고, 주가는 하루 만에 21% 나 폭등했다 .
그러나 뜨거운 기대와 달리, AkzoNobel 경영진의 단호한 거절은 인수 측이 물러설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6월 3일, 닛폰페인트와 셔윈윌리엄스는 “AkzoNobel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며 인수 추진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이 발표 직후, 주가는 53.74유로까지 곤두박질치며 불과 며칠 전 형성됐던 막대한 M&A 프리미엄이 한순간에 증발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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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 소동 내내 AkzoNobel 이사회가 변함없이 지지한 선택지는 바로 미국 경쟁사 악살타와의 합병이었다. 지난 2025년 11월 공식 발표된 이 ‘동등한 조건의 전략적 합병(Merger of Equals)’은 잠시 흔들리는 듯했지만, 이제는 회사의 확실한 생존 전략으로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
오는 2026년 하반기(이르면 7월 초)로 예정된 양사 주주 투표를 앞둔 이 합병의 핵심 조건은 변함이 없다. 양사가 합쳐지면 기업 가치는 무려 250억 달러(약 36조 3천억 원) 에 달하며, 연간 매출 170억 달러를 기록하는 세계 최대 코팅 기업이 탄생한다 . 특히 연간 6억 달러(약 8,700억 원) 규모의 비용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이 중 90%는 합병 종결 후 3년 안에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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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비율도 명확하다. 악살타 주주는 보유한 1주당 AkzoNobel 주식 0.6539주를 받게 된다 . 통합 법인의 지분은 AkzoNobel 주주가 55%, 악살타 주주가 45%를 보유하게 되며, AkzoNobel 주주들에게는 합병 완료 전 최대 25억 유로(약 3조 6천억 원) 의 특별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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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가 급락이 말해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현금으로 회사를 통째로 사겠다는 경쟁자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AkzoNobel의 기업 가치는 인수 제안 이전 수준으로 재평가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AkzoNobel과 악살타의 합병이 약속하는 장기적인 가치—규모의 경제 확보, 비용 절감, 그리고 장식용 페인트·산업용 코팅·자동차 보수용 도료에 이르는 방대한 포트폴리오—에 베팅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인 현금 차익의 유혹은 사라졌지만, 양사의 결합은 기업 역사에 길이 남을 대규모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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