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TSMC는 자체 CoWoS 생산능력을 2024년 말 월 약 3만 5천 장에서 2026년 말 월 12만~13만 장으로 약 4배 증설할 계획이다. 번스타인(Bernstein)은 OSAT 기여분을 포함한 업계 전체 CoWoS 생산능력이 연간 약 125만 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자체 증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TSMC는 기존에 단순 후공정인 WoS(Wafer-on-Substrate)만 외주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복잡한 전공정인 CoW(Chip-on-Wafer)까지 OSAT 파트너에게 아웃소싱하는 전략적 전환을 단행했다. 이는 2026년 하반기부터 ASE, SPIL, Amkor를 통해 본격화될 예정이다. 2026년 연간 기준 약 24만27만 장의 CoWoS 웨이퍼가 OSAT 업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세부적으로는 Amkor가 18만19만 장, SPIL이 6만8만 장을 맡고, ASE는 2026년 말까지 월 생산능력을 2만2만 5천 장으로 3배 확대할 계획이다. ASE는 이미 수요에 대응해 2026년 첨단 패키징 가격을 5~20% 인상했다.
JP모건은 2026년부터 엔비디아가 주로 사용하는 최고급 변종 CoWoS-L의 후공정 중 약 70%가 ASE와 SPIL로 아웃소싱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수요 급증은 주로 엔비디아의 루빈 아키텍처와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의 ASIC 설계 증가에 기인한다.
한편, 인텔의 EMIB-T(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이 9세대 TPU에 이 기술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텔의 CFO는 파운드리 사업부가 첨단 패키징만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TSMC의 CoWoS 생산능력 제약으로 일부 고객이 인텔의 대안을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한 TSMC의 대응은 내부적으로 'EMIB-유사(EMIB-like)' 또는 '준(準)-EMIB(quasi-EMIB)'라고 불리는 기술 개발이다. TSMC는 대만의 기판 제조사 킨서스(Kinsus)와 협력해 CoWoS에서 사용하는 대형 실리콘 인터포저(interposer)를 피하는 브리지 기반 패키징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인텔의 EMIB는 칩렛이 연결되어야 하는 곳에만 작은 브리지 칩을 내장하는 방식으로, 재료비를 낮추고 조립을 단순화한다. TSMC의 버전도 구조적으로 이와 유사하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 단계에 있지만, TSMC가 인텔의 EMIB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보완적이거나 경쟁력 있는 브리지 기반 기술이 필요함을 인정한 신호로 해석된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TSMC가 통합 턴키 솔루션과 입증된 높은 수율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성장하는 AI 시장은 두 회사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텔의 EMIB-T는 기술 검증 단계에서 90%의 수율을 기록했지만, 양산 기준인 98%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TSMC는 AI 가속기용 CoWoS 패키징에서 이미 98% 이상의 수율을 달성하고 있다.
TSMC의 공격적인 패키징 전략은 재무적으로도 빛을 발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6.2%, 2분기에는 **67.7%**를 기록하며 1년 전 약 53~54%에서 크게 상승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58.1%였다.
2026년 2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390억~402억 달러, 매출총이익률 65.5%67.5%였으나, 실제 매출은 가이던스 상단을 웃도는 40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6년 3분기에는 매출 446억458억 달러를 전망하며,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이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2026년 2분기 매출이 약 400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약 32% 성장), 주당순이익(EPS)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일부 분석가들이 3nm/5nm 공정의 강력한 AI 수요에 힘입어 2분기 매출총이익률이 70%에 근접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실제 결과도 이 궤도를 확인시켜 주었다.
번스타인은 TSMC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더 많은 CoWoS, 더 많은 XPU, 2026년 23% 매출 성장'을 근거로 꼽았다. CoWoS는 점점 더 중요한 매출 기여자가 되고 있다. 첨단 패키징은 2025년 TSMC 전체 매출의 약 8%를 차지했으며, 2026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략의 핵심 딜레마는 공격적인 아웃소싱이 치명적인 생산능력 병목을 해소하는 대신,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패키징 매출의 일부를 OSAT 파트너에게 넘겨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고객 관계를 보호하고 AI 칩 공급 모멘텀을 유지하는 한편, 3nm 및 5nm 노드의 강력한 파운드리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총이익률을 70%대로 이끄는 전략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