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전통적인 방식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일반적인 IPO와 달리,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가격 범위(밴드)**를 제시하거나 수 주간의 수요 예측(북빌딩)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증권신고서(S-1) 접수와 함께 가격 칸을 비워둔 채 로드쇼를 시작했고, 곧바로 135달러라는 단일 고정 가격을 발표했습니다 . 이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할인 과정을 건너뛰고, 수요에 대한 극도의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통상 누리던 가격 협상력을 원천 봉쇄하는 동시에, 막대한 개인 투자자 수요와 맞물려 상장 첫날 극심한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도 합니다
.
스페이스X의 투자자 접근 방식은 IPO 판도를 바꾸는 ‘포퓰리즘’ 전략입니다. 이 회사는 전체 공모 주식의 약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대규모 IPO에서 일반적으로 배정되는 5~10%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높은 비율입니다 . 피델리티, 슈왑, 로빈후드, 소파이, E*트레이드 등 주요 증권사 플랫폼을 통해 개인 투자자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으며, 피델리티는 계좌 최소 잔고 기준을 **단 2,000달러(약 290만 원)**로 설정해 접근성을 크게 낮췄습니다
. 또한, 약 1,500명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행사도 6월 11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
이러한 대중 친화적인 전략 이면에는 강력한 창업자의 지배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중 주식 구조를 통해, CEO인 일론 머스크는 상장 후에도 자신의 지분율(약 42%)보다 훨씬 높은 약 85%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 일반 공모주 투자자들은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 A 주식을 보유하는 반면, 머스크는 클래스 B 주식을 통해 회사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유지합니다
. 초기 주가 안정을 위해 머스크는 개인 보유 주식에 대해 366일의 보호예수(락업) 기간을 설정하기로 약속했습니다
.
스페이스X의 2025년 재무제표는 이번 상장의 규모와 동시에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회사는 해당 연도에 **186.7억 달러(약 26.8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49.4억 달러(약 7.1조 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결손금 규모는 413억 달러(약 59.3조 원)에 달합니다 . 즉, 1.75조 달러라는 기업 가치는 후행 매출 대비 약 90배라는 천문학적인 배수에 해당하며, 공개 시장에서 비교할 만한 대상 자체가 없는 상황입니다
.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비공개적으로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수준이 적정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회의적인 시선은 개인 투자자들의 열광적인 수요와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주요 지수 조기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 펀드의 강제 매수 압력 앞에서 상당 부분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Comments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