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하를럼(Haarlem)의 고서점 '드 브리스 & 드 브리스(De Vries & De Vries)'를 운영하는 피터 더 브리스(Pieter de Vries)는 '나탈리아(Natalia)' 또는 '나탈리(Nataly)'라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2077AI라는 회사였고, 이메일에는 3,000개 이상의 ISBN이 담긴 스프레드시트가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 대부분은 전공 서적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학술 서적이었으며, 그는 이 책들의 가격을 견적하고 중국까지의 배송비를 산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더 브리스는 처음에 이를 스팸이나 피싱으로 간주하고 무시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스페인 등지의 중고 서점에도 비슷한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모든 것이 미국 AI 연구소로 책을 공급하는 경로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
Bartz v. Anthropic 저작권 소송에서 공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앤쓰로픽은 2024년 초부터 **'프로젝트 파나마'**라는 비밀 작전을 실행했습니다 . 회사는 수천만 달러를 들여 수백만 권의 실물 책을 구매하고, 기계적으로 등분을 절단한 뒤 모든 페이지를 스캔하고 원본을 폐기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챗봇 '클로드(Claude)'를 위한 비공개 고품질 훈련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2024년에 작성되어 2026년 1월 법원에서 공개된 내부 기획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파나마는 세상의 모든 책을 파괴적으로 스캔하려는 우리의 노력이다" . 목표는 6개월 안에 최대 200만 권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것이었습니다 . 총 4,000페이지가 넘는 법원 문서가 이 작전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
2025년 6월 23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의 윌리엄 알섭(William Alsup) 판사는 Bartz v. Anthropic 소송에서 적법하게 취득한 책을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변형적(quintessentially transformative)"**이며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 핵심 원칙은 AI 기업이 복사본을 합법적으로 취득(구매)했다면, 이를 스캔하고 파기하여 훈련에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 다만 판사는 불법 복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한 불법 복제본 사용에 대해서는 공정 이용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대한 약식 판결(summary judgment)은 기각했습니다 .
2026년 7월, 샌프란시스코의 연방 판사는 Bartz v. Anthropic 집단 소송에서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합의안을 승인했습니다 . 이 소송은 작가들(안드레아 바르츠, 찰스 그레이버 등)이 2년 전 앤쓰로픽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이 합의는 2025년 6월의 공정 이용 판결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법원이 핵심 관행(적법하게 구매한 책의 스캔)은 합법이라고 판결했지만, 이 사건에는 불법 복제 자료 사용에 대한 주장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앤쓰로픽은 합의에 동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을 목표로 한 대량 도서 조달 2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주요 AI 제공업체들은 제3자 중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ISBN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ISBNdb도 포함됩니다. 이들은 수십만 권의 책을 익명으로 주문하여 최종 구매자의 신원을 숨깁니다 . 유럽 전역의 서점주들은 거의 동일한 대량 구매 문의를 받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구매된 책들은 허브(때로는 중국이나 다른 가공 센터)로 배송되어 파괴적 스캔이 이뤄집니다 .
기록가, 사서, 희귀본 딜러들은 희귀본이나 절판된 학술 서적의 마지막 남은 실물 사본이 영구적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 파괴적이지 않은 디지털화 방식(예: Treventus ScanRobot은 취약한 책을 시간당 2,500페이지 속도로 손상 없이 디지털화)과 달리, 산업적 파쇄는 대규모로 진행될 때 비용이 저렴하지만, 한 번 처리된 제목의 실물 사본은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현존하는 사본이 몇 권밖에 없는 희귀한 전문 서적의 경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문화적, 학문적 손실을 초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