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윈도우 OS 자체도 에이전트를 품기 시작했다. 빌드에서 프리뷰로 공개된 윈도우 에이전트 런타임은 OS 셸에 네이티브 에이전트 API를 내장했으며, 여기에 개발자에게 85%의 높은 수익 배분을 제공하는 윈도우 에이전트 스토어가 더해졌다. 어도비(Adobe)와 줌(Zoom)이 얼리 파트너로 참여를 확정 지은 상태다 .
여기에 더해, 코파일럿 에이전트 모드도 공개됐다. 이 모드는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IT 관리자가 설정한 가드레인(안전 경계) 안에서 코파일럿이 MS 365 환경과 웹을 넘나들며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여러 단계의 복잡한 작업을 실행하게 해준다 .
컨퍼런스 직전인 5월 26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 업데이트를 통해 중요한 세 가지 기능이 프리뷰를 벗어나 정식 출시(GA)되었다.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CUA), 에이전트 간 통신, 그리고 실시간 음성 기능이 그 주인공이다 .
특히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CUA) 는 기존의 API 기반 자동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사람이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를 움직이듯, 웹사이트나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UI를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직접 탐색하며 조작한다. OpenAI의 CUA 모델과 앤트로픽(Anthropic)의 Claude Sonnet 4.5 모델을 지원하며, 기업 환경에 필수적인 자격 증명 저장소(Key Vault), 애플리케이션 접근 제어 허용 목록, 세션 재생 감사 로깅 등 강력한 보안 거버넌스까지 갖췄다 .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토큰(Token) 양을 약 50% 절감해주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가 적용되어, 대규모 업무 현장에 투입할 실용성도 크게 높아졌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AI 개발 도구들을 ‘Azure AI 파운드리(Foundry)’ 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통합했다. 빌드 2026에서는 이 플랫폼이 단순한 로드맵이 아닌, 완성된 통합 플랫폼으로서 그 위용을 드러냈다 .
이 플랫폼의 주요 구성 요소로는 외부 데이터와 모델을 연결하는 커넥터 계층인 파운드리 IQ(Foundry IQ), MS의 데이터 플랫폼을 위한 패브릭 IQ(Fabric IQ), 그리고 네이티브 벡터 인덱싱을 갖춘 AI 최적화 데이터베이스인 애저 호라이즌DB(Azure HorizonDB) 등이 포함된다 . 또한 OpenAI의 모델뿐만 아니라 앤트로픽, 딥시크(DeepSeek) 등 다양한 외부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모델 카탈로그가 대폭 개방됐다
.
현장의 개발자들을 위한 선물도 있다. 로컬 환경에서도 완전한 AI 추론과 에이전트 실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파운드리 로컬(Foundry Local) 이 정식 출시되어, 윈도우, macOS(애플 실리콘), 리눅스 x64 환경을 지원한다 .
이번 빌드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충격을 준 발표는 단연 엔비디아 칩을 메인 프로세서로 장착한 윈도우 PC의 공식 출시였다. 이 Arm 기반 시스템들은 샌프란시스코 빌드 컨퍼런스와 대만 타이베이에서 동시에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6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
첫 주자는 다름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Surface) 와 델(Dell) 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PC 프로세서 시장 진출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공개된 노트북들은 엔비디아의 N1X급 Arm 칩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새로운 실리콘을 위해 특별히 윈도우 11의 26H1 릴리즈를 준비해왔다 .
과거 서피스 RT의 씁쓸한 실패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이제 윈도우 11은 x86 앱을 위한 강력한 프리즘(Prism) 에뮬레이터를 내장하고 있고, 수년간의 개발자 압박 덕분에 Arm64 네이티브 도구들도 상당히 성숙해졌다. 시장은 이제 Arm 기반 윈도우 PC를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충분히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기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
빌드 현장이 AI 열기로 달아오르는 동안, 또 하나의 거대한 역사가 쓰이고 있었다. 5월 27일, 펜타곤은 미 육·해·공군, 해병대, 정보 기관 및 해안 경비대에 흩어져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5년간 96.9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단일 계약인 핵심 기업 기술 계약(CETA, Core Enterprise Technology Agreement) 을 체결했다 .
이 계약의 원청(Prime Contract)은 델 페더럴 시스템즈(Dell Federal Systems) 가 맡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핵심 소프트웨어 공급사로 참여한다 . 펜타곤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커스틴 데이비스는 지난 수년간 각 군과 기관이 제멋대로 ‘각개약진’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온 탓에 엄청난 중복 지출과 라이선스 낭비(Sprawl)가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통합 계약으로 미 국방부는 매년 약 4억 2,200만 달러(약 5,700억 원) 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 계약은 MS 365의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구축형) 라이선스라는 기초 체력 위에, 빌드 현장에서 쏟아져 나온 바로 그 에이전트 플랫폼 기술이 미군 전체에 걸쳐 공통된 디지털 기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
빌드 현장에서는 차세대 개발자 도구에 대한 미리보기도 공개되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리눅스용 윈도우 하위 시스템 3(WSL 3) 의 프리뷰 공개다. 이번 버전은 윈도우 위에서 구동되는 리눅스 기반 AI 작업 부하에 대해 거의 네이티브 수준의 GPU 및 NPU(신경망처리장치)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윈도우와 리눅스 AI 툴체인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개발자들을 직접 겨냥한 행보다 .
컨퍼런스는 ‘에이전트 및 앱’, ‘Azure AI 플랫폼’, ‘깃허브’, ‘MS 패브릭’, ‘책임감 있는 AI’, ‘윈도우’, ‘혁신’ 등 7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수백 개의 세션을 통해, 에이전트가 곧 ‘새로운 앱’이라는 현실을 생생하게 증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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