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단일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이 곧바로 지구 반대편의 경유 가격을 뒤흔들었다. 미국은 단일 국가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해 개전 후 경유 가격이 25% 올랐고, 유럽연합(EU)도 트럭 소비량 기준 가중 평균 20% 급등했다 . 미국 로드 아일랜드 주의 항구에서는 4월 초 경유 가격이 갤런당 5.75달러를 기록, 2월 대비 무려 50% 가까이 폭등했다
. 미국 전체 경유 가격 또한 갤런당 5.45달러에 달해, 분쟁 시작 이후 45%나 상승한 수치였다
.
아시아와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50% 이상 뛰었고, 경유 가격은 그보다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 이러한 급등은 곧 세계 각지의 상업 어업이 더 이상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을 지경으로 내몰렸음을 의미했다.
미국 동북부에서는 배들이 항구에 발이 묶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메인 주 케네벙크의 선장 크리스 웰치는 로이터 통신에 연료를 아끼기 위해 기존 45일마다 하던 통발 확인 작업을 710일에 한 번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수익성이 악화되는 거죠”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로드 아일랜드 어부들 역시 항구에서 갤런당 5.75달러에 달하는 경유 가격과 맞서야 했다. 2월 대비 50% 가까이 뛴 이 가격은 거친 날씨와 까다로운 규제로 이미 신음하던 업계에 치명타를 가했고, 임금 손실부터 일자리 감소까지 항구 경제 전반으로 파장이 번졌다 .
멕시코만의 미국 새우잡이 어부들은 이미 박리다매로 근근이 유지되던 상황에서 경유 가격 상승이 “도매 시장에서 이윤을 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한계 상황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쥐꼬리만 한 이윤 폭 때문에 조그만 연료 가격 상승에도 어민들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럽의 어업은 치솟는 경유 가격으로 인해 “붕괴 직전”이라는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상당수를 차지하는 빔 트롤 어선(바닥에 무거운 쇠사슬을 끌며 물고기를 훑어 올리는 연료 소모가 큰 어선)의 80~90%가 항구에 정박했다. 연료 비용이 어획물 판매 수익과 거의 맞먹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
수십억 달러 규모의 태국 수산업 또한 벼랑 끝에 몰렸다. 태국 만 연안에 있는 최대 수산항인 사뭇사콘에서는 3월 말 기준으로 이미 절반이 넘는 대형 트롤 어선들이 조업을 포기하고 정박했다. 나머지 배들도 정부의 긴급 대책이 없으면 며칠 내로 모두 멈춰 설 것이라고 현장에서는 경고했다 .
사뭇사꼰 수산물 중개인 협회의 점폴 까나와리 회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4월 1일 이후에는 생선을 아예 팔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모든 배가 나가기를 멈출 테니까요”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 어민들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 배의 속력을 줄였고, 그 때문에 어획량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졌다. 한 어민은 “이런 식으로는 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 리터당 1.19달러까지 치솟은 태국 경유 가격 때문에 선주들이 선원 임금과 운영비를 감당하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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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기는 수천만 명의 어부와 어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개발도상국 해안 지역 사회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는 소규모 및 영세 어업에 가장 가혹한 결과를 안겼다 .
자본금이 부족한 채 소형 모터보트에 의존하는 이들 영세 어민에게 연료비가 운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50%에 달한다. 그런데 2026년 2월 말 이후 많은 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60120%나 폭등하면서, 어업 활동은 급감하고, 가계 소득을 무너뜨리며, 식량 안보와 영양 공급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 넉넉한 재정적 완충 장치나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산업 어선단과 달리, 소규모 어민들은 완충 수단이 거의 없어 이번 위기가 수백만 가구에 즉각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
이번 경유 대란은 어업을 넘어 훨씬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동을 경유하는 연료, 비료, 의약품의 전 세계적 운송을 질식시키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나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인도주의 기구들이 원조 물자의 경로를 제한된 해로나 육로로 우회하도록 강제했다. 이로 인해 수송은 몇 주씩 지연되고, 수백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에서 비롯된 유가 상승, 해운 지연, 공급망 붕괴가 아프리카 전역에서 생명을 구하는 핵심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년도 인도적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 상황 위에 겹쳐진, 더 큰 압박이었다 . 수단이나 미얀마 같은 분쟁 지역에서는 이란 사태가 촉발한 유가 충격으로 식량, 물, 의약품, 쉼터를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의 비용이 급증했다. 긴급 구호 물품을 실은 컨테이너에는 3,000달러에 달하는 할증료가 붙어, 이미 빠듯한 예산을 더욱 옥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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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섭취의 80%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 수송로에 의존하는 걸프 협력 회의(GCC) 국가들은 3월 중순까지 식량 수입의 70%가 차질을 빚었고, 생필품 소비자 가격은 40~120% 폭등했다 . 동시에 이란산 요소(Urea) 비료 수출과 암모니아 생산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도 막히며 글로벌 비료 공급을 위협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농부들로 하여금 옥수수, 설탕, 유지 작물 등을 바이오 연료 생산으로 돌리게 만들어 식량 공급에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식량계획은 이 같은 조건이 장기화할 경우 약 4,500만 명이 식량 불안 상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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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선 장기적 부족 현상이 세계 경제를 심각한 침체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경유는 화물 운송, 농업, 산업 활동의 중추로서 이번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 일시적 유가 상승이 주로 자발적인 연료 소비 절감을 유도하는 것과 달리, 장기화된 부족은 정부와 산업계를 연료 배급제로 내몰아, 핵심 경제 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 접근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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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촉발한 경유 가격 쇼크는 단순한 연료 위기가 아니다. 이는 전 세계 식량, 구호, 경제를 뒤흔드는 복합 충격이며, 이미 거대한 규모의 세계 어선단이 발이 묶이면서 해산물 공급망과 수백만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 전체 결말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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