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텍 화 교수는 AI Singapore가 설립된 2017년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창립 집행위원장으로 재임했다. 싱가포르 정부기관들은 그가 AI Singapore의 전략 방향을 세우고, 학계·산업계·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며 국가 AI 역량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끈 대표 사업은 연구와 역량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구조였다.
AI Singapore는 호 교수의 재임 기간 300건이 넘는 AI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AI 엔지니어 약 500명을 양성했다고 밝혔다. 대중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AI for Everyone’도 2018년 8월 이후 9만6,000명 이상에게 도달했다.
호 교수는 AI Singapore 외에도 NTU 제5대 총장과 석학교수로 활동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주요 대학 협의체인 Association of Pacific Rim Universities의 의장과 싱가포르 공학한림원 회장도 맡고 있다.
따라서 그의 유산은 단순한 프로젝트 수나 교육 인원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기관, 정부의 국가 과제, 기업, 인재 프로그램이 서로의 역량을 키우는 국가 AI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볼프룸 교수는 이 기반을 물려받아 다음 단계로 확장하게 된다.
AI Singapore의 대표 성과 중 하나인 SEA-LION은 ‘Southeast Asian Languages in One Network’의 약자로,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언어와 문화·사회적 맥락을 더 잘 반영하도록 설계된 오픈 언어 모델군이다.
핵심은 단순히 싱가포르가 또 하나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 있지 않다. 세계 시장의 대규모 데이터와 가정에 주로 기반한 범용 모델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언어권이나 지역적 맥락에서 성능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 SEA-LION은 이 간극을 줄이고, 현지 개발자와 연구자가 모델을 도입해 맞춤화·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싱가포르의 국가 멀티모달 대규모 언어 모델 프로그램은 SEA-LION과 MERaLiON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현지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모델 학습·미세조정, 데이터셋 제작, 지역의 문화·언어적 맥락에 맞춘 시스템 조정 역량을 쌓도록 했다. 싱가포르 통화청과 인도네시아 GoTo Group 같은 기관도 두 모델군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SEA-LION의 개발은 정부 연구기관 내부에만 머물지 않았다. Google DeepMind는 AI Singapore가 Gemma 계열 모델을 활용해 SEA-LION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고, Dell Technologies는 AI PC와 엣지 인프라에서 모델을 시험·최적화하는 협력을 진행했다. 이는 볼프룸 교수가 강조해야 할 방향, 즉 깊이 있는 연구를 실제로 접근 가능한 도구와 배포 환경으로 옮기는 일을 잘 보여준다.
볼프룸 교수의 첫 과제는 국가 AI 전략 2.0과 국가 AI 연구·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연구의 깊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동시에 프로젝트가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싱가포르의 자체 역량을 강화하며, 사용자와 조직에 도달하는지에 더 큰 비중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이는 논문이나 모델 개발 자체를 넘어 연구가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 기업 운영 등에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를 묻는 접근이다.
싱가포르는 첨단 AI를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뢰할 수 있고 영향력 있는 AI의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볼프룸 교수의 직무는 연구의 품질, 책임 있는 배포, 기업의 활용, 공공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놓여 있다.
다만 이번 인사가 특정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AI의 기술적 진전을 현실 세계의 신뢰와 유용성으로 연결하라는 분명한 방향성이다.
AI Singapore의 차별점은 대학, 공공기관, 연구자, 스타트업, 대기업을 한 생태계 안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NTU에서의 현재 역할과 ETH 취리히에서의 국제적 연구 리더십은 학술 연구와 산업 활용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호 교수가 남긴 인재·프로젝트 인프라가 실행 기반으로 작용한다.
인재 양성도 여전히 핵심이다. 국가 AI 역량은 모델과 연구 논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현장에 맞게 조정하고, 배포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볼프룸 교수에게 주어진 다음 시험은 AIAP 등 기존 프로그램을 확장하면서 SEA-LION 같은 사업을 지속 가능한 연구·산업 자산으로 만드는 일이다.
크리스티안 볼프룸 교수의 취임은 AI Singapore가 맞닥뜨린 다음 과제와 그의 경력이 잘 맞물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국가 AI 전략 2.0을 추진하고 연구·혁신 성과를 강화하며, 신뢰할 수 있고 영향력 있는 AI를 확산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가 물려받은 기반도 상당하다. 호 텍 화 교수 재임 기간 AI Singapore는 3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약 500명의 AI 엔지니어를 양성했으며, 연구·실험·대중 교육·다국어 AI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결국 성패는 실행에 달려 있다. AI Singapore가 연구의 깊이를 지키면서 기업 도입, 현지 인재, SEA-LION과 같은 지역 맞춤형 시스템을 동시에 확대한다면, 볼프룸 교수의 취임은 싱가포르 AI 정책이 국가 역량을 만드는 단계에서 실제 영향력을 대규모로 확장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