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zHBM은 인공지능(AI) 메모리를 패키지의 가로 공간에 배치하는 대신, AI 가속기 위에 세로로 쌓으려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2026년 퓨처 오브 메모리 앤드 스토리지(FMS) 행사에서 zHBM을 콘셉트로 공개했다. 기존처럼 인터포저 위에 메모리와 연산 칩을 나란히 놓는 방식이 아니라, HBM을 AI 가속기 바로 위에 배치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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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데이터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면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높일 여지가 있다. 그러나 zHBM은 아직 양산 검증을 마친 상용 제품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상용화 시점은 2029년 전후이며, 빠르면 2028년 도입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그때까지 성능 향상을 실제 제조 공정과 냉각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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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HBM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의 HBM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2.5D 구조를 사용한다. HBM 스택을 CPU·GPU 같은 연산 칩 옆에 배치하고, 두 칩을 실리콘 인터포저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반면 zHBM은 HBM을 AI 가속기 위에 Z축 방향으로 적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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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기대하는 핵심 효과는 연산 칩과 메모리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연결 거리가 짧아지면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에너지를 낮추고, 더 높은 대역폭과 작은 패키지 면적을 구현할 가능성이 생긴다. 삼성전자는 이를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을 겨냥한 차세대 3D 메모리 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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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웨이퍼 단위 통합과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이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은 기존 솔더 마이크로 범프에 의존하는 대신 구리 표면을 직접 연결해, 로직 칩과 메모리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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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5 대비 8배’는 아직 전망치
삼성전자는 zHBM을 활용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스템이 HBM5 대비 약 8배의 성능과 10배 이상의 메모리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은 최대 3배 높아지고, 열저항은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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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수치는 양산 제품을 대상으로 한 독립 검증 결과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기술 전망치로 봐야 한다. zHBM은 콘셉트 단계이며, 상용 사양과 생산 일정, 최종적으로 어떤 AI 가속기와 결합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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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HBM5와의 비교는 현재 구매할 수 있는 zHBM 제품을 대상으로 한 동일 조건의 시험이 아니다. HBM5 역시 미래 로드맵에 해당하는 기준이므로, 삼성전자가 실제 제품과 시스템 측정 결과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해당 수치를 ‘고객이 곧 사용할 수 있는 성능’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가장 큰 장벽은 발열
메모리를 AI 가속기 바로 위에 배치하는 구조는 zHBM의 장점인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약점이 될 수 있다. AI 가속기는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데, 가장 뜨거운 연산 칩 위를 HBM이 덮으면 열이 빠져나가는 직접적인 경로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사업 책임자도 zHBM 상용화의 핵심 난제로 발열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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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핫스팟에서 열을 외부로 유도하기 위한 ‘히트 파이프 블록’ 방식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열 관리 구조를 제시하는 것과 실제 양산 환경에서 해결책을 입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장시간 AI 서버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메모리, 본딩 접합부, AI 가속기가 함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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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설계만 통과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상용 zHBM은 하이브리드 본딩 수율, 대형 다이 간 정밀 정렬, 장기 신뢰성, 고객 가속기와의 호환성, 복잡한 패키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까지 확보해야 한다. 결국 zHBM은 물리학적 문제와 제조 현장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기술이다.
상용화 시점은 2028~2029년
삼성전자는 1세대 zHBM 기반 제품이 2029년 전후 등장할 수 있으며, 빠르면 2028년 도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13 다만 이는 확정된 출시일이 아니다. 아키텍처를 구체화하고, AI 가속기와 공동 설계를 진행한 뒤, 열 특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양산 준비까지 마쳐야 고객이 실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시기는 HBM 기술, 첨단 패키징, AI 칩 설계가 함께 발전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zHBM의 가치는 최고 대역폭 수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가속기 업체들이 기존과 다른 밀접한 3D 패키지 구조를 전제로 제품을 공동 설계할 의지가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415×510㎜ 패널 패키징은 별도 로드맵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415×510㎜ 규격의 팬아웃 패널 레벨 패키징(FO-PLP)을 유지하고,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패키징 기술은 대형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용 패키지를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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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은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반이지만, zHBM 출시 확정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2028년 FO-PLP 양산은 대형 패키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수직 적층 HBM이 상용 제품으로 준비됐다는 사실을 그 자체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텍사스 테일러 팹 확장도 추진
삼성전자는 미국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텍사스 테일러에 두 번째 첨단 파운드리 팹을 3년 안에 가동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13 메모리와 패키징 사업에 더해 미국 내 파운드리 역량까지 확대하면, 향후 AI 시스템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망의 더 많은 영역을 직접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통합 접근법은 메모리, 로직, 본딩, 패키징, AI 가속기 설계를 긴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zHBM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팹 증설만으로 기술적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먼저 수직 적층 구조가 발열, 신뢰성, 수율, 비용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결론: 성능보다 냉각과 수율이 먼저다
zHBM은 AI 메모리의 다음 도약이 기존 HBM 스택을 단순히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패키지의 공간 배치를 바꾸는 데서 나올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가장 뚜렷한 승부수다. 데이터 연결 거리를 줄여 대역폭과 집적도, 전력 효율을 높일 가능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종 성패는 숫자보다 제조와 냉각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고출력 AI 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메모리 스택을 통과하거나 우회해 안정적으로 제거하면서, 하이브리드 본딩 패키지를 높은 수율로 생산해야 한다. 이 과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HBM5 대비 약 8배 성능’과 2028~2029년 상용화 일정은 매력적인 목표일 뿐, 확정된 제품 계획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