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체르나보다(Cernavodă) 원자력 발전소의 두 기 원자로는 다뉴브강 수위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7월 말에 모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두 기가 동시에 저수위로 인해 꺼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8월 3일, 루마니아 해군은 마지막으로 가동 중인 원자로 하나라도 살리기 위해 강바닥에 드러난 암초를 폭파하는 전대미문의 작전을 펼쳤습니다. 군인들은 약 180kg의 폭약을 이용해 바라(Bala) 수로에 있는 바위를 제거하고, 돌을 가득 실은 바지선을 강에 의도적으로 침수시켜 물줄기를 원전 쪽으로 돌리려고 했습니다 . 루마니아 정부는 8월 한 달 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
전력난은 산업계로 직격했습니다. 8월 3일, 일리에 볼로잔(Ilie Bolojan) 루마니아 총리는 르노(Renault)가 소유한 다치아와 포드가 현지 공장의 생산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단 기간은 8월 19일까지입니다 . 두 회사의 생산 중단만으로도 국가 전력 소비량에서 약 200MW가 절감되는 효과를 냈습니다 . 정부는 다른 주요 산업체들과도 저녁 피크 시간대에 전력 소비를 자발적으로 줄이기로 협의했습니다 . 이번 생산 중단으로 다치아 더스터(Duster)와 빅스터(Bigster) SUV, 포드 푸마(Puma)와 트랜짓 쿠리어(Transit Courier) 밴 등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
영향은 세르비아에도 미쳤습니다. 다뉴브강에 위치한 세르비아 최대 수력 발전소인 제르다프 1(Djerdap 1)의 출력은 7월 25일 기준으로 평소 일일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 8월 초에는 제르다프 1, 2호기의 출력이 각각 정상 출력의 20%와 30%로 떨어졌고, 이 시설들은 보통 세르비아 전체 전력의 약 18%를 공급합니다 .
강물 부족은 발전뿐만 아니라 물류에도 타격을 줬습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 전 구간에서 화물선이 좌초되고 운송이 심각하게 제한됐습니다 . 라인강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석탄, 화학 제품, 컨테이너를 실은 바지선 운항이 어려워져 기업들의 수익에 압박을 가했습니다 .
이번 위기는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긴급 지역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 EU 회원국에서 에너지, 산업, 물류 마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에 대한 사전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 여러 매체는 위원회가 영향을 받은 국가들의 수도들과 비상 에너지 공유 및 위기 조정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이번 위기는 단일한 기술적 결함 때문이 아닙니다. 중부 및 동부 유럽 대부분에 몇 주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폭염이 지속되면서 다뉴브강 수위가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후 재앙의 연쇄적 결과입니다 .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수위는 약 10cm까지 낮아져 2018년에 기록된 역대 최저치인 33cm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
이 하나의 강은 두 국가의 원자력 발전소에 냉각수를 공급하고, 대형 수력 발전 댐을 가동하며, 핵심 산업 물류 경로 역할을 합니다. 바로 이 다뉴브강이 이번 위기에서 중앙유럽 전체의 에너지와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병목 현상'의 원인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