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서명 인증서는 소프트웨어의 출처와 무결성을 판단하는 데 쓰이는 신뢰 체계의 일부다. DigiCert는 브라우저와 운영체제에서 신뢰되는 주요 인증기관으로, 인터넷 통신과 소프트웨어 배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코드 서명 인증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널리 사용한다 .
따라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지원 시스템 침해만이 아니다. 공격자는 코드 서명이 주는 ‘겉보기 신뢰’를 악용했다. ThreatNoir는 확보된 코드 서명 인증서 중 일부가 악성코드 서명에 사용됐다고 전했다 . CyberInsider도 공격자가 내부 지원 시스템과 인증서 발급 관련 데이터를 악용해 유효한 EV 코드 서명 인증서를 얻었고, 일부 인증서가 나중에 악성코드 서명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
이 점이 위험하다. 서명된 악성 파일은 처음 봤을 때 정상 소프트웨어처럼 보일 수 있다. Vectra는 공격자가 EV 인증서를 이용해 악성 파일에 서명하고, EV 서명 애플리케이션에 부여되는 높은 신뢰를 악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명 기반 신뢰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이런 방식에 취약해질 수 있다 .
다만 범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들이 설명하는 것은 지원 엔드포인트 침해, 내부 지원 기능 악용, 초기화 코드 접근이다 . 이 자료들은 DigiCert의 루트 키나 인증기관, 즉 CA 키가 침해됐다고 설명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건이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알려진 내용만 놓고 보면, 이번 사고는 인증기관 전체가 장악된 사건이라기보다 코드 서명 인증서의 지원·발급 절차가 악용된 사건에 가깝다 .
공개된 수치는 완전히 한 가지로 정리되지 않는다. 각 보도가 서로 다른 기준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숫자를 볼 때는 ‘확보된 인증서’, ‘악용된 인증서’, ‘폐기된 인증서’가 같은 범주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도상 사건의 범위는 제한적이었지만, 유효해 보이는 코드 서명 인증서 몇 개만으로도 공격자는 신뢰를 악용한 악성코드 유포를 시도할 수 있다 .
BleepingComputer에 따르면 DigiCert는 식별된 인증서를 발견 후 24시간 안에 폐기했고, 폐기 일자를 인증서 발급일로 되돌려 설정했다 . 또한 영향을 받은 기간의 보류 주문은 예방 차원에서 취소됐다
. ThreatNoir도 영향을 받은 인증서가 발견 후 24시간 안에 폐기됐고, 해당 기간의 미처리 주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
인증서 폐기는 추가 악용을 줄이는 데 필요하지만, 방어자 입장에서 일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EV 서명은 공격자가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신뢰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보안팀은 서명된 파일도 인증서 정보, 파일 해시, 실행 행위, 위협 인텔리전스 맥락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 .
사건 주변에서는 Microsoft Defender 오탐도 혼란을 키웠다. BleepingComputer는 Microsoft Defender가 DigiCert 인증서를 Trojan:Win32/Cerdigent.A!dha로 잘못 탐지했다고 보도했다 . Daily.dev는 4월 30일 서명 업데이트 이후 Defender가 정상적인 DigiCert 루트 인증서를 잘못 표시했으며, Microsoft가 이후 Security Intelligence 업데이트 1.449.430.0으로 수정하고 제거된 인증서를 복원했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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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교훈은 코드 서명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코드 서명은 여전히 중요한 단서다. 다만 그것이 최종 판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DigiCert 사건은 EV 코드 서명 인증서의 신뢰 효과가 방어자에게도 역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공개된 보고를 기준으로 하면 루트 키나 CA 키가 침해된 사건이라기보다, 지원 시스템과 초기화 코드, 그리고 일부 악용된 코드 서명 인증서를 둘러싼 제한적이지만 중요한 보안 사고였다 . 결론은 분명하다. 현대적인 악성코드 방어에서 디지털 서명은 중요한 단서일 수 있지만, 결코 마지막 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