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폐쇄’는 모든 선박이 물리적으로 단 한 척도 통과하지 못한다는 뜻과 반드시 같지는 않다. 선박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정박한 채 대기하거나, 우회하거나, 극도로 제한된 조건에서만 통과하는 상황도 폐쇄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각국이 해협이 ‘완전히 닫혔다’고 표현하는지와 실제 선박 데이터가 가리키는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상업 운항이 심각하게 위축됐다고 보는 것이 가장 신중하며, 실제 통행 상태는 실시간 선박 데이터를 통해 계속 확인해야 한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정책을 바꾸기 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는 전쟁 종식, 미국의 해상 봉쇄와 제재 해제, 역내 미군 철수 등이 포함됐다.
이란 측은 또 해협이 “계속 이란의 것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지리적으로 이란과 오만 사이에 놓여 있으며, 항로의 관리와 관할을 둘러싼 현실은 이란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해협의 실제 운항 관리와 통제권 역시 여전히 논쟁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현재 쟁점은 적어도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선박이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통과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둘째는 어느 한쪽이 국제 해상 교통로 전체의 운명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느냐는 문제다. 두 질문은 서로 같지 않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며 경제적 압박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을 물리친 뒤 호르무즈 해협을 “곧”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반발을 불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으며, 미국이 현재 해당 수로에 대한 관할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의 발언이 농담이었으며, 관련 계획을 참모들과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따라서 이 발언은 구체적인 법적·정책적 절차가 마련된 조치라기보다, 이란에 압박을 가하고 강경한 입장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신호에 가깝게 해석되고 있다.
UAE는 ADNOC 선박 공격을 규탄하며 상선과 선원, 해상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타르는 호르무즈 해협을 조건 없이 다시 열어야 한다며, 이 수로를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반대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해당 공격이 국제법과 해상 항행의 자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817호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3월 채택된 이 결의는 이란에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걸프 국가들은 최근 선박 공격을 규탄하면서 이를 거듭 인용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이번 사태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양자 협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상 에너지 수송과 수입 무역에 의존하는 걸프 국가들에는 해협의 장기적인 통항 차질이 운항 안전, 에너지 공급, 지역 안정성을 동시에 흔드는 요인이 된다.
선박 운항 차질과 협상 교착은 시장이 공급 중단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게 만들었다. 8월 17일 이른 시간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약 88.72달러에 거래됐다. 보도에 따르면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ADNOC 유조선 공격과 역내 다른 에너지 시설 공격 등의 영향으로 전주에 각각 5% 넘게 상승했다.
이 가격이 곧바로 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그만큼 발생했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운송 지연, 보험료 상승, 군사적 확전, 협상 결렬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선박 통행량이 낮은 수준에 머물거나 상선 공격이 추가로 발생하면 원유 가격에는 당분간 뚜렷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남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다음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가장 분명한 결론은 호르무즈 해협이 어느 한쪽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확인되는 사실은 상선 통행이 크게 줄었고, 상업 선박이 지속적인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미국과 이란이 해상 교통로를 협상과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이 불확실성에 계속 가격을 매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