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표적 공격은 중국이 이미 쌓아올린 '울타리'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앞서 2025년 2월부터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에 대해 과거의 쿼터제를 대체하는 허가제 기반의 수출 규제를 이미 시행 중이었다 . 이 조치로 인해 중국의 APT(중텅스텐산암모늄, 텅스텐 중간재) 수출량은 2024년 782톤에서 2025년(1~11월) 243톤으로 70% 가까이 급감한 상태였다
.
일본의 대응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됐다. 2010년,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당시 가격이 10배로 폭등했고, 이는 일본의 핵심 소재 공급망을 뿌리째 흔들었다 .
이 경험은 일본을 움직이는 교훈이 됐다.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산업 재벌인 스미토모 전기공업(Sumitomo Electric Industries)은 중국으로부터의 텅스텐 원자재 조달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대신 미국으로부터의 수입과, 폐텅스텐(스크랩) 재활용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 사용 수명이 다한 절삭 공구 등에서 텅스텐을 회수하는 재활용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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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EU-일본 핵심 원자재 동맹(EU-Japan Critical Raw Materials Alliance) 구상이 그 중심축이다. 이 구상을 통해 양측은 공동 자금 조달, 공동 비축, 구매 보증 및 우대 대출 제공 등을 통해 자원 다변화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유럽연합(EU)도 이에 질세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U는 2026년 5월, 텅스텐, 희토류, 갈륨을 사상 최초의 공동 핵심 광물 비축 목록에 올렸다. 이는 방위 산업, 반도체, 그리고 청정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소재들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다 . EU 집행위는 유럽 최대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비롯한 주요 항구들과 보관 장소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
EU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더 큰 힘을 받는다. 2026년 2월, 미국, EU, 일본은 "핵심 광물의 수요 진작 및 공급 다변화를 위한 협력 분야를 식별"하기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중국 외 지역에서의 채굴, 정·제련, 재활용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비축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로 약속했다 . 또한 EU 집행위는 일본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핵심 원자재를 위한 공동 구매 및 전략적 비축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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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공급 충격은 시장 가격을 걷잡을 수 없이 밀어 올리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텅스텐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세계 APT 공급량도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 그런 중국이 2025년 국내 채굴 쿼터를 62,000톤에서 58,000톤으로 6.5% 줄이는 동시에 수출량까지 극도로 조이자, 글로벌 시장은 말 그대로 '마른 장작에 불 붙은 격'이 됐다
.
실제 가격 지표는 이 충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스웨덴 국제문제연구소(UI)의 2026년 5월 분석은 이 현상이 단발적이 아님을 암시한다. 중국의 광물 수출 제한은 "수출량의 상당한 일시적 감소"와 "급격한 가격 상승"을 초래했고, 일부 감소분은 영구적인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이번 텅스텐 사태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을 이른바 '지정학적 지렛대'로 무기화하는 시대가 공고히 자리 잡았음을 선언하는 사건이다. 일본과 EU의 필사적인 탈중국 움직임은, '단일 의존'이라는 공급망 구조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뼈아픈 현실 인식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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