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국제 체스 연맹(FIDE)은 회원들의 투표 없이 이루어진 지도부 교체라는 이변을 맞이했다. 5회 세계 챔피언인 비슈와나탄 아난드가 임시 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21차 제재 패키지에 FIDE의 현 회장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를 포함시킨 결정이 있었다. 드보르코비치는 이 소식이 발표된 지 몇 시간 만에 자진해 자신의 권한 행사를 중단했고, 조직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현역 세계 챔피언 출신 회장을 맞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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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의 발단: EU의 21차 대러 제재 패키지
EU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과 관련해 21번째 대러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패키지는 170개 기관과 48명의 개인에 대한 제재 조치를 포함했으며, 드보르코비치 회장과 함께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자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인 미하일 데그티아료프도 명단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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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의 주요 내용은 EU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이다. FIDE가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 법률에 따른 동등한 제한 조치도 함께 적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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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적 근거는 EU 규정 제269/2014호와 스위스의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된 조치를 규정하는 명령(Ordonnance instituant des mesures en lien avec la situation en Ukrai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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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청년체육부 장관 마트비 비드니는 드보르코비치에 대해 "국제 체스 연맹 회장이라는 자리에서 크렘린의 이익을 홍보하고 있으며, 침략 국가의 내러티브를 퍼뜨리고 세계 스포츠에서 러시아를 정당화하는 데 자신의 지위를 일관되게 사용해왔다"고 비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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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코비치의 대응: 사임이 아닌 권한 정지
드보르코비치는 FIDE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제재 결정을 "불법적이고 부당하다" 고 규정하며 법적 조치를 통해 "가능한 모든 수단" 을 동원해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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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현실적인 문제도 인정했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제재가 "FIDE의 안정적인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EU 및 스위스 법률에 따른 제재가 유효한 기간 동안 모든 권리와 의무 행사를 자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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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DE 평의회는 그의 결정을 수용하고 비준했으며, 특히 제재 기간 동안 드보르코비치가 FIDE 또는 그 자산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자(détenteur de contrôle)'로서 행동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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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이것이 정식 사퇴가 아니라는 것이다. 드보르코비치는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FIDE 회장직을 유지하지만, 모든 실질적인 권리와 의무, 권한은 완전히 이양된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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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드의 임시 회장 취임: 헌장 19.2조에 따른 승계
이번 권한 이양은 이미 FIDE 규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FIDE 헌장 제19.2조는 회장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을 경우 부회장이 그 역할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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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와나탄 아난드는 2022년부터 드보르코비치와 함께 선출된 FIDE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 15대 세계 챔피언인 아난드는 1970년대 막스 오이웨 이후 약 50년 만에 현역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체스 연맹을 이끌게 된 인물이 됐다
. 그는 드보르코비치가 EU 및 스위스 제재 대상으로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임시 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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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맥락: FIDE와 러시아의 오랜 갈등 관계
드보르코비치가 제재 대상이 된 데는 그의 배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 부총리(2012-2018) 출신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2018년 FIDE 회장에 당선됐고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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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수개월 전부터 드보르코비치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왔다. 2026년 2월에 유출된 EU 문서에 따르면, 그는 '크림 반도 합병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독립을 인정'한 혐의로 제재 초안에 포함됐었다 ![]()
. 그는 로비 활동 끝에 2026년 4월 초안에서 제외됐지만, 결국 21차 패키지에 다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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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침공 이후 FIDE는 러시아 체스계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드보르코비치는 러시아 국영 후원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요구에 저항해왔으며, 제한적인 조건이 있긴 했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 국기 아래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옹호해왔다
. 그는 또한 국제 제재 명단에 오르면 사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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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번 아난드의 임시 회장 취임은 EU의 21차 제재 패키지가 드보르코비치를 겨냥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결과다. 드보르코비치는 FIDE의 불안정을 막기 위해 사임하지 않고 모든 권한을 정지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법정에서 제재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부회장이었던 아난드는 FIDE 헌장에 따라 제재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임시 회장으로서 조직을 이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