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주장은 '중앙은행 매수, 민간 수요 증가, 법정화폐 신뢰 하락'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구조적 흐름에 기반한다. 과연 데이터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까? 이 글은 WGC(세계금위원회) 데이터와 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검증한다.
폴슨의 인터뷰 당일인 7월 22일, 금 가격은 온스당 약 4,14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대략 4,100달러 선이지만, 2026년 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5,595달러보다 무려 28%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2026년 상반기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금값을 짓누른 시기였다.
WGC의 골드 밸류에이션 프레임워크는 금의 적정 가치를 ±5% 변동성을 감안해 약 4,100달러로 평가한다. 금은 6월 25일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지만, 7월 초 다시 4,1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즉, 폴슨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할 당시의 금 가격은 사상 최고가에서 급락한 후 반등하는 국면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폴슨 주장의 핵심 중 하나는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다. 이 부분의 데이터는 확실히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16년 연속 순매수: 중앙은행들은 16년째 금을 순매수 중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연간 1,000톤 이상을 사들였는데, 이는 2010~2021년 평균인 약 473톤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2025년에는 863톤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2022년 이전 평균보다 82% 높다.
2026년 1분기 가속: WGC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중앙은행 순매수량은 244톤으로,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빠른 분기별 매수 속도다. 폴란드(31톤)와 우즈베키스탄(25톤)이 주요 매수국이었다. 중앙은행들은 최근 11개 분기 중 10번째로 200톤 이상을 순매수했다.
국가별 매수 패턴:
폴슨의 주장이 단순한 순환론(cyclical)이 아닌 구조적(structural) 변화에 기반한다는 증거는 다음과 같다.
폴슨의 주장은 데이터로 상당 부분 뒷받침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지적도 있다.
존 폴슨의 "금 강세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선언은 실제로 잘 문서화된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다. 중앙은행들은 순매도자에서 공격적인 순매수자로 확실히 변모했고, 그 규모는 최근 4년간 역사적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폴란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동유럽 중앙은행들은 금을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닌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 28%의 가격 하락은 아무리 강력한 구조적 수요라도 매파적 통화정책과 강달러 앞에서는 단기적으로 압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폴슨의 주장은 데이터로 뒷받침되지만, 확실한 예측이 아니라 장기적 신념에 기반한 '확신에 찬 베팅(long-term conviction call)'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