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하락은 전적으로 서방 브랜드가 중국에서 생산을 철수한 데 따른 것이다. EU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산 BEV 수입 비중은 2024년 38%에서 2026년 1분기 23%로, 테슬라는 같은 기간 26%에서 19%로 각각 줄었다.
반면, 중국 브랜드의 수입은 계속 증가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입되는 BEV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하며, 관세 부과 전 35%에서 크게 늘었다. 2026년 5월, SAIC, BYD, 지리(Geely), 체리(Chery), 리오토(Li Auto) 등 5개 중국 업체의 유럽 31개국 합산 판매량은 138,410대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 브랜드를 제쳤다(시장 점유율 12.0%).
관세 구조는 중국 브랜드 내에서도 명확한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냈다:
| 브랜드 | EU 추가 관세율 (기본 10% 포함 총 관세) | 결과 (2023~2025년) |
|---|---|---|
| SAIC (MG) | 35.3% (총 약 45.3%) | BEV 수입 거의 반토막 |
| BYD | 17% (총 약 27%) | BEV 수입 두 배 이상 증가 |
| 지리 (Geely) | 18.8% (총 약 28.8%) | 지속 성장 |
SAIC/MG는 가장 높은 관세율로 인해 중국산 BEV 중 가장 큰 판매 감소를 겪었다. BYD는 훨씬 낮은 관세 덕분에 관세를 흡수하면서도 유럽 경쟁사보다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서방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를 감당하기보다 생산지를 옮기는 쪽을 택했다. 테슬라는 베를린 공장 생산으로 EU 시장을 공급하고, 볼보(EX30)와 BMW는 주요 모델을 중국에서 유럽 공장으로 생산지를 전환했다. 이 '생산지 이전'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하락의 전부였다.
T&E는 만약 EU가 자동차 CO₂ 배출 규제(2030/2035년 목표)를 약화시킬 경우, 2035년 중국 브랜드의 EU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현행 15%에서 30% 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관세만으로는 부족하며, 강력한 배출 규제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EU 관세에 맞서 네 가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는 2023년 9월 이후 터키, 헝가리, 스페인 등에 10개의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BYD는 헝가리에 40억 유로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8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을 모두 현지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협상해 유럽 내 활용도가 낮은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SAIC(MG) 역시 35.3%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 중이다.
그러나 T&E는 2035년에도 중국 브랜드 전기차 판매의 60%가 중국에서 수입된 물량일 것으로 예상하며, 수입 물량은 2025년 35만 대에서 2035년 85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PHEV는 초기에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기본 10% 관세만 적용됐다. 이 틈을 타 중국 브랜드의 EU PHEV 시장 점유율은 2024년 3% 에서 2026년 13% 로 급등했다. EU로 수입되는 PHEV 중 중국산 비중은 37%에서 60%로 늘었다. BYD의 씰 U(Seal U)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는 2025년 유럽에서 해당 부문 베스트셀링 모델이 됐다. EU는 이제 중국산 PHEV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중국 브랜드 BEV는 관세 부과 후에도 EU산 동급 모델보다 평균 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모델은 오히려 가격을 더 내렸다: BYD 씰 U -9%, MG4 -7%. 중국 브랜드들은 관세 원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
BYD는 EU 자동차 제조사 협회(ACEA)에 가입 신청을 해, 관세 및 규제 정책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BYD가 가입하게 되면 EU의 배출 기준, 충전 인프라, 관세 체계를 논의하는 핵심 테이블에 참여하게 된다.
T&E는 사실상 관세가 없는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2020년 약 40억 달러에서 2025년 약 300억 달러로 7배 급증했다고 지적한다. EU 내 배터리 생산은 전체 수요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T&E는 중국산 배터리에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EU산 BEV 가격이 2.8%만 오를 것이라며 관세 도입을 촉구한다.
EU의 관세는 서방 완성차 업체의 유럽 내 전기차 생산 현지화를 유도하는 1차 목표는 달성했다. 테슬라, 볼보, BMW는 이제 주요 모델을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생산한다.
그러나 관세는 중국 브랜드의 진출을 막지 못했다. BYD는 낮은 관세율을 발판으로 수출을 유지하며 유럽 생산 기반을 구축 중이다. SAIC는 타격을 입었고, 현재 현지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중국-유럽 간 BEV 교역의 54%를 차지하며 수입 채널을 장악했다. 결국, EU 관세는 '누가, 어디서,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의 지형은 바꿨지만,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구조적 부상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