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자체를 '해자(보호막)'로 보는 대신, 나델라는 조직이 AI를 사용할수록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Business Today와의 인터뷰에서 "조직은 학습 과정 자체를 아웃소싱할 수 없다"며, 특정 업무는 외부에 맡길 수 있지만 회사의 학습 곡선 자체를 외주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나델라는 타사의 프런티어 AI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이 기업에 위험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1. 경쟁력 상실과 가치 침식. 나델라는 기업이 AI 모델을 단순히 '빌려' 쓰고 그 주변에 독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그 모델은 결코 그 기업의 경쟁 우위가 될 수 없으며, 이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글에서 가장 직접적인 표현은 "우리 모두가 원하지 않는 세상은, 모든 분야의 모든 기업이 그들이 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소수의 모델에 가치를 넘겨주는 세상입니다"라는 부분입니다.
나델라는 강력한 AI 모델이 점점 더 많은 전문 기업 지식을 흡수할 수 있게 되면서, 결국에는 산업 전체의 전문성을 상품화(commoditize)하여 그 지식을 창출한 기업에 되팔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자체 AI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은 외부 모델 제공업체에 가치를 빼앗기고, 자신의 조직 지식을 축적하지 못할 위험에 처합니다.
2. 공급업체 종속과 집중 위험. 단일 프런티어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은 외부 제공업체의 성능 한계, 가격 정책, 전략적 결정에 기업이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나델라의 프레임워크는 내부 학습 루프를 구축하여, 기반 모델을 쉽게 교체할 수 있으면서도 축적된 지능은 잃지 않는 시스템을 강조합니다.
그는 "단 하나의 모델에 최적화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경쟁사의 모델 아키텍처 혁신이 전체 투자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델라의 주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전략적 방향 전환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수년간의 긴밀한 OpenAI 파트너십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의도적으로 AI 모델 전략을 다각화하고 자체 AI 역량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6월 초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6 콘퍼런스에서 회사는 Open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개발자 비용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독점 AI 모델(MAI 기반 모델군)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코딩 AI인 '프로젝트 폴라리스(Project Polaris)'를 개발 중이며, 이 모델은 2026년 8월까지 GitHub Copilot에서 GPT-4를 대체할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저렴한 AI 모델과 멀티 엔진 코파일럿(Copilot)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이 플랫폼은 OpenAI뿐만 아니라 앤트로픽(Anthropic), 메타(라마), 미스트랄 AI, 딥시크, 코히어(Cohere) 등의 모델을 지원하여 사용자가 여러 AI 엔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는 이제 Azure AI 파운드리에서 OpenAI, DeepSeek, Llama, Mistral과 함께 일급(first-party) 옵션이 되었습니다.
이 전략적 논리는 간단합니다. 만약 모든 기업이 자사의 데이터, 워크플로, 조직 지식에 연결된 맞춤형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 그 생태계를 호스팅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즉, 애저(Azure))이 전략적으로 중요해집니다. 따라서 나델라의 "자체 학습 루프를 구축하라"는 조언은 기술적 지침인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 전략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비즈니스 전략인 셈입니다.
나델라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상품화(commoditization) 현상을 예견해 왔습니다. 2025년 말, 그는 "만약 당신이 모델 회사라면,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모델은 한 번 복제되면 언제든지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 바 있습니다.
나델라는 2026년 6월 에세이에서 기업 AI 논의의 중심이 된 두 가지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인적 자본(Human Capital) 과 토큰 자본(Token Capital) 입니다.
토큰 자본은 "기업이 자체 워크플로, 데이터, 평가 시스템, 축적된 전문성을 사용하여 구축하고 소유하는 AI 역량"을 의미합니다. 즉, 외부 제공업체의 일반적인 AI 능력을 단순히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체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독점적인 AI 자산입니다.
여기에는 기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발하는 시스템, 모델, 프롬프트, 평가 방법, 튜닝된 워크플로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나델라는 이것이 자기 강화적 학습 루프를 통해 '복리'처럼 성장한다고 설명합니다.
나델라의 반직관적인 주장 중 하나는 AI 능력(토큰 자본)이 증가할수록 인적 자본의 가치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인적 자본은 직원의 지식, 판단력, 관계, 창의성, 패턴 인식 능력 등을 포괄합니다.
그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의 방향성 없이는 '컴퓨팅 파워가 제자리에서 맴돌 뿐'입니다. 인간의 전문성은 학습 루프를 안내하고, AI의 출력을 평가하며, AI 역량을 실제 조직적 이점으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나델라는 이것을 "사람과 디지털 시스템 간의 진정한 인지적 루프"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이전의 기술 혁명(디지털 시스템이 단순히 인간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던 시대)과의 근본적인 단절을 의미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업은 더 이상 단일 프런티어 모델을 AI 전략의 전부로 삼을 수 없습니다. 여러 모델군, 독점 데이터 연결, 워크플로 통합, 지속적인 피드백 루프를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나델라의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승리할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곧 마이크로소프트가 Azure와 Copilot 서비스를 포지셔닝하는 방식과 일치합니다.
나델라의 주장은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라는 자동화 우선 서사와는 정반대입니다. AI가 성장할수록 인간의 판단력이 더 중요해진다면, 기업은 직원의 전문성, 도메인 지식, 창의적 의사 결정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2026년에는 약 11만 7천 개의 기술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그중 AI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나델라의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인력 감축이 학습 루프를 이끌어야 할 인적 자본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전략적 전환은 AI를 '소비'하는 것에서 AI 능력을 '소유'하는 것으로의 변화입니다. 이는 독점 모델 개발, 내부 데이터 미세 조정, 평가 시스템 구축, 조직 지식을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포착하는 워크플로 생성 등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최고의 프런티어 모델을 구독하고 멈추는 기업은 속이 빈 강정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속 가능한 이점은 빌린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에 구축한 독점적인 학습 루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업 리더들에게 나델라는 AI 시대의 기업이 다음 세 가지에 동시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만약 당신의 AI 전략이 프런티어 모델 제공업체를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해 그걸로 끝난다면, 당신은 이미 학습 루프를 소유하는 대신 빌리고 있는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