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CEO 호크 탄이 AI 투자자를 카지노 도박꾼에 비유한 건 AI 수요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예고가 아니었다. 그가 겨냥한 것은 투자 대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매우 극단적인 기대”를 거는 투자 행태였다. 같은 싱가포르 행사에서 탄은 칩과 메모리 공급난이 완화되면 자금이 AI 확장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2
3
‘카지노’ 비유가 뜻한 것
탄의 지적은 AI에 대한 기대와 실제 투자 대상의 기술·사업성을 이해하는 일 사이의 간극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는지 잘 모른 채 높은 기대를 세운다고 말했다.
2
4
따라서 AI 기업의 기업가치나 사업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컴퓨팅 수요가 약해진다고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행사 관련 보도에 따르면 탄은 투자자의 판단을 비판하면서도 AI 칩 수요가 최소 2년 더 공급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6
탄은 기업들이 유용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AI 실험에 비용을 쓰는 상황도 꼬집었다. 한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를 오락실에서 토큰을 넣듯 10달러를 금세 써버리고도 유의미한 것을 배우거나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 빗댔다. 이는 모든 기업의 AI 도입을 비판했다기보다, 목적과 성과가 불분명한 실험적 지출을 겨냥한 말이었다.
공급난 다음의 관건은 자금과 수익
탄은 반도체·메모리·전력보다 자금이 AI 산업의 가장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 병목이 풀리더라도 인프라를 확장하려면 기업이 투자금을 마련하고, 그 지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3
7
행사에서 함께 논의한 인텔 CEO 립부 탄도 자금 제약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AI 기업의 사업 모델과 인프라 투자에서 실제로 어떤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다.
7
DBS CEO 탄 수산은 시장의 위험 재평가가 투자 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고 자금 조달 구조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주 하락이 보여준 것, 보여주지 않은 것
10월 13일 화요일 시장 상황을 다룬 보도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주 하락 속에 코스피는 장중 7% 넘게 밀렸다가 5.5%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약 7%, SK하이닉스는 약 10% 떨어졌다. 보도는 AI 과열 우려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를 반도체주 약세의 배경으로 들었다.
17
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진전을 이뤘다는 보도도 경쟁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시장 하락을 탄의 발언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확인 가능한 시장 보도는 복수의 부담 요인을 언급하며, 특정 발언이 하락을 일으켰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17
현재 확인 가능한 보도는 이 화요일의 시장 흐름을 뒷받침하지만, 코스피와 일본 주식, 미국 지수의 수치를 모두 포함한 이틀간의 전체 흐름을 독립적으로 검증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여기서 확인되지 않은 구체적 수치는 확정된 사실로 볼 수 없다.
매출 성장과 투자 위험은 함께 볼 수 있다
탄은 오픈AI가 9월 연환산 매출 약 500억 달러를 기록한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언급하면서도, 큰 지출 탓에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1
2 연환산 매출은 현재의 매출 흐름을 1년치로 환산한 수치이지, 1년 동안 그만큼 벌었다거나 지속적인 흑자를 냈다는 증거는 아니다. 실제 수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자금 조달 방식도 따로 따져봐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앤스로픽에 최대 420억 달러를 빌려주기로 했다. AI 인프라에 필요한 자금이 어떻게 마련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지만, 대출 약정만으로 해당 투자가 충분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세 가지 질문을 나눠 보는 것이다. 수요는 실제인가? 고객은 필요한 인프라를 조달할 자금이 있는가? 그리고 그 지출을 정당화할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가? 탄의 경고는 첫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답이 나머지 두 질문의 답까지 보장한다고 여기지 말라는 뜻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