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곧 사무직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경고와, 향후 10년간 인간의 일 가운데 약 5%만 AI가 수익성 있게 자동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언뜻 정반대로 보인다. 하지만 두 주장은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지 않다. AI가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와 기업이 그 업무를 실제로, 비용을 감수할 만큼 안정적으로 자동화할지는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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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는 사라질 일자리의 비율이 아니다
경제학자 다론 아제모을루의 전망은 앞으로 10년 동안 AI가 인간이 하던 일 중 어느 정도를 수익성 있게 자동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추정이다. 이를 ‘일자리 5%가 없어진다’는 예측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직업에는 여러 업무가 포함되며, 그중 일부를 AI가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직업 전체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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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이는 AI의 성능을 둘러싼 예측이 실제 경제에 미칠 영향보다 더 극적으로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AI가 전문적인 업무 하나를 능숙하게 수행하더라도, 기업이 현장에서 그 일을 맡기고 비용을 들여 도입할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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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보다 노동자의 역량을 높이는 AI
아제모을루는 The Humanist Review에 실린 글에서 AI를 노동자 대체에 집중시키기보다 노동자의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금까지 AI의 발전이 전체 생산성 통계에서 뚜렷한 효과로 나타나지 않았고, AI를 도입한 기업 대다수도 제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지적한다.
그가 제시하는 전망은 신중하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아제모을루는 AI가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을 약 1~1.5% 늘리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본다. AI가 쓸모없다는 뜻이라기보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곧바로 경제 전체의 큰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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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기의 보급을 역사적 비유로 들기도 한다. 강력한 기술이 등장해도 경제 전반에 널리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발명과 보급 사이에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비유이지, AI도 반드시 전기와 같은 속도로 확산된다는 증거는 아니다.
‘18개월’ 예측과는 무엇이 다른가
마이크로소프트 AI 최고경영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지난 5월, AI가 12~18개월 안에 회계·법률·마케팅·프로젝트 관리 등 대부분의 전문 업무에서 인간 수준의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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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레이만의 발언은 AI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시점에 관한 예측이다. 반면 아제모을루의 추정은 그 업무 가운데 실제로 수익성을 갖추고 자동화될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따진다. AI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업들이 이를 광범위하게 도입하거나, 해당 업무가 포함된 일자리 전체를 없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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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 전망과 기업별 변화는 함께 봐야
현재 제시된 근거는 어느 한쪽의 단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제모을루의 전망은 경제 전반에서 빠르게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다고 개별 기업의 고용 변화가 작다는 뜻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약 4,800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회사는 감원된 직무가 AI로 대체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관련 보도는 구조조정이 AI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더 큰 투자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오라클은 공시 내용을 다룬 보도에서 인력 감축의 일부 원인으로 AI 도입을 들었다. 이런 사례는 기업 차원의 변화를 보여주지만, AI가 경제 전체의 고용을 얼마나 바꿨는지를 측정하는 수치는 아니다.
따라서 결론은 “전문직 대부분이 곧 사라진다”와 “AI가 일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이에 있다. 아제모을루는 수익성 있는 자동화의 규모와 속도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본다. 술레이만의 과거 경고는 빠르게 발전하는 AI의 업무 수행 능력에 초점을 둔다. 어느 한 전망만으로 전체 일자리의 순변화를 확정할 수는 없다. 실제 결과는 조직이 AI를 어떻게 도입하고, 노동자의 일을 보완하는 데 쓸지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데 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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