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부족이 언제 끝날지를 두고 에이서와 파이슨의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두 회사가 같은 메모리 제품이나 같은 시장을 놓고 정반대의 시한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에이서 CEO 제이슨 첸은 PC 부품 가격이 2027년 하반기부터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 반면, 파이슨 CEO K.S. 푸아는 SSD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까지 약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가격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모든 메모리나 PC·스마트폰 가격이 한날한시에 안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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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엇갈리는 이유: 서로 다른 메모리를 보고 있다
에이서가 보는 PC 부품 시장
첸은 메모리 부족 우려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주류 메모리는 일부 경고만큼 심각하게 부족하지 않지만, 특정 고성능 부품의 공급은 여전히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업체를 포함한 생산능력 확대가 가격 하락에 도움이 돼 2027년 하반기에는 부품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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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PC 가격이 곧바로 내려간다는 뜻은 아니다. 첸의 전망에도 가격이 먼저 오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지키려 부족 사태가 지속될 기간을 실제보다 길게 말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는 첸의 해석이지, 공급업체의 의도가 독립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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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슨이 경고한 낸드플래시 공급
파이슨의 장기 경고는 저장장치에 주로 쓰이는 낸드플래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푸아는 AI 데이터센터, 사내 구축형 AI, AI PC의 확산으로 저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신규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잡는 데 약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낸드 부족이 특히 심각해지는 시점으로는 2027년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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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망은 SSD 공급과 가격에 중요한 변수지만, 이를 모든 D램이 4년 동안 부족하다는 예측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낸드플래시와 D램은 서로 다른 메모리 제품이며, 각각의 수급 상황도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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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 수요가 PC용 메모리에도 영향을 주는 까닭
낸드와 D램의 차이가 PC 제조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 수요가 고대역폭·고용량 D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메모리 공급업체의 재고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추가 공급도 주로 서버용으로 배정되고 있다.
서버에 공급이 집중되면 다른 구매자가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 로이터는 메모리 공급 제약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 스마트폰·노트북 업체들이 제품을 재설계하고 새로 들여오는 칩을 확인하며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시장 전체에서 모든 메모리가 똑같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소비자 기기 가격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노트북 가격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
메모리 원가가 오른다고 모든 노트북 가격이 즉시 같은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퀄컴 임원 케다르 콘답은 메모리 부족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노트북 가격에는 제조사가 부품을 언제 구매했는지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미리 부품을 확보한 업체와 나중에 구매하는 업체는 비용 부담이 다를 수 있다. 제조사는 오른 원가를 얼마나 자체적으로 감당하고, 어느 정도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저가 제품은 원가 상승을 흡수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로이터 보도는 중소 업체들이 제품을 바꾸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를 전하지만, 모든 브랜드와 제품에 똑같이 적용되는 단일한 가격 경로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2028년 가격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현재 공개된 전망은 2027년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이서는 2027년 하반기 부품 가격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파이슨의 경고대로라면 낸드 공급 제약은 더 오래갈 수 있다.
8 모두 기업 경영진의 전망이며, 업계가 합의한 확정 일정은 아니다.
2028년 PC나 스마트폰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현재 근거만으로는 전 세계 시장의 구체적인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IDC는 2028년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을 예상하지만, 이는 시장 전망이지 메모리 비용이나 소비자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예측은 아니다.
결국 ‘램게돈’이 정확히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에는 하나의 날짜로 답하기 어렵다. D램인지 낸드플래시인지, 공급 물량이 어느 분야에 배정되는지, 제조사가 부품을 어떤 조건으로 확보했는지에 따라 체감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