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한 동물이 죽으면 같은 공간에 사는 다른 동물은 괜찮을까. 싱가포르 동물원의 수의병리학자 쉬치아다 박사는 부검에서 그 답을 찾는다. 그가 살피는 대상은 나일하마부터 곤충까지 다양하다. 검사 결과는 수의사와 사육사가 돌봄 방식을 검토하고 잠재적 위험을 살피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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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서 시작해 몸속과 조직까지
부검은 먼저 몸 바깥에 손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필요하면 내부 장기의 상태를 살피고,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살아 있을 때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변화가 여기서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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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견한 이상과 사망 원인을 확정하는 일은 다르다. 출혈 부위를 확인해도 어떤 경위로 다쳤는지 모두 재구성할 수는 없다. 뚜렷한 감염 흔적이 없다고 해서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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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두 마리: 원인은 불확실해도 관찰은 필요하다
노란점강거북 두 마리가 일주일 사이 죽자 질병이 퍼진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쉬 박사는 죽은 시기가 가깝다는 사실만으로 감염을 단정하지 않았다. 한 마리의 사체는 밤새 물속에 있었고, 더위에 따른 부패와 사후 세균 증식이 원래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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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에서 뚜렷한 외상이나 감염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감염병을 확실히 배제할 수도 없었다. 이에 같은 사육 공간의 동물들을 더 주의 깊게 살피고, 식욕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면 수의사에게 진찰받도록 하는 예방적 대응이 제시됐다. 결론이 나지 않은 부검도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알려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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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뱀: 살아 있을 때 보이지 않던 출혈
구조된 비단뱀 한 마리는 며칠 동안 입에서 피를 흘렸다. 수의사들은 내부 출혈을 의심했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출혈의 범위와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상태가 악화돼 안락사한 뒤 쉬 박사가 검사한 결과, 위와 심장, 폐 주변에서 광범위한 출혈이 발견됐다. 소견은 위 부위에 충격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했을 뿐, 부상이 일어난 정확한 경위까지 입증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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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낀 간이 말해주지 않는 것
파충류의 간에 지방이 축적됐다면 식단, 체형, 활동량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파충류의 지방간은 비만, 부적절한 식단, 활동 감소 등과 연관될 수 있다.
4 다만 간에서 지방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거북에게 어느 요인이 작용했는지 알 수는 없다.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이 거북 사례를 계기로 만다이 측이 식단이나 활동 방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꿨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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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A는 쉬 박사가 10년간 동물의 죽음에서 단서를 찾아왔다고 소개한다.
7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부검의 가치는 매번 확정적인 사인을 내놓는 데만 있지 않다.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을 구분하면서, 살아 있는 동물을 더 면밀히 관찰하고 돌보도록 돕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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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만 이 사례의 표본 보존 방식이나 세계 동물원 연구망에 대한 기여까지는 제공된 자료로 확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