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가 늘면 반도체뿐 아니라 서버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도 늘어난다. MLCC는 AI 서버를 포함한 여러 전자기기에 쓰이는 부품이다. 지금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는 수요 증가만이 아니다. 제조사들이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 AI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스마트폰·PC 등 기존 전자기기 수요가 약해도 범용 MLCC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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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제품은 왜 부족해지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의 제조사들은 소비자용 X5R에서 AI용 고사양 X6S·X7R로 생산을 옮기고 있다.
3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우선 생산할 때 다른 메모리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이는 소비자 전자기기 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됐다는 신호라기보다, 무엇을 생산하느냐가 달라진 결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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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지표에도 압박이 나타난다.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2026년 6월 말 수주액 대비 매출액 비율(BB율)은 무라타 1.30, 삼성전기 1.31, 타이요유덴 1.25였다. BB율이 1을 넘으면 새로 들어온 주문이 해당 기간 매출로 집계된 물량을 웃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수치를 생산능력 부족분의 비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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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가격 협상력, 어디서 보이나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고객에게 공급하는 제품의 2026년 4분기 가격이 범용 X5R은 평균 25~30%, AI 서버용 고사양 X6S는 10~2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망치이며, 모든 고객사가 같은 인상률을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최종 가격은 협상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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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약도 눈에 띈다. 삼성전기가 2026년 공시한 MLCC 공급계약 3건의 합계는 1조 8213억 원이며, 모두 2027년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2 이 가운데 9월 1일 발표한 1조 722억 원 규모 계약은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은 글로벌 기술기업에 2027년 한 해 동안 AI 서버용 MLCC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단일 MLCC 장기공급계약 중 최대 규모다.
6 고객이 미래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확인되지만, 이 계약들만으로 업계 전체가 수시 구매에서 연간 계약으로 전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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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의 단종이 곧바로 삼성전기 수주가 아닌 이유
무라타는 소비자·산업용 범용 제품과 일부 자동차용 제품을 포함해 9개 MLCC 시리즈의 일부 품번을 단계적으로 단종할 계획을 고객에게 알렸다. 9개 시리즈의 모든 제품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보도된 최종 주문 시점은 2028년 3월, 최종 출하 시점은 2029년 3월이다. 당장 공급이 끊기는 일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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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의 제품군 재검토와 업계의 ‘AI 수요에 따른 생산 재배치’ 해석도 구분해야 한다. 확보된 근거만으로 AI가 모든 단종 결정에 대해 무라타가 명시한 이유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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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고객에게 대체품을 검토할 시간이 있고 삼성전기 역시 고부가 제품을 우선하고 있어, 무라타가 중단하는 품번의 주문이 즉시 삼성전기로 넘어올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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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재 삼성전기의 가격 협상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라타 고객의 즉각적인 이동보다 제품별 공급 압박, 주문 증가, 대규모 선행 계약에 있다. 전망된 가격 인상이 실제 거래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4분기 고객사 협상 결과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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