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탈 때 승객이 믿는 것은 기체 한 대만이 아니다. 정비와 공항 운영, 항공 교통 관리, 직원 교육까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이 뒷받침된다.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디지털개발정보부 장관이 AI 안전을 민간항공에 빗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2026년 9월 17일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AI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믿고 쓰려면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언젠가는 항공과 비슷한 안전 체계를 갖춰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그런 체계가 완성됐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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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
항공 안전은 항공기 제작·정비뿐 아니라 공역과 공항의 관리, 인력 훈련,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되는 보호 조치에 달려 있다. 테오 장관은 이를 통해 신뢰가 어느 한 기업의 안전 선언이 아니라 서로 맞물린 여러 단계의 관리에서 나온다는 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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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항공 규정을 AI에 그대로 옮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AI에서는 사용 전 무엇을 시험할지, 시스템이 바뀐 뒤에는 누가 다시 확인할지, 현장 이용자에게 어떤 지침을 줄지 등을 개발사와 도입 기관, 감독 주체가 함께 풀어야 한다. 테오 장관은 항공의 다층적 접근을 참고할 수 있지만 AI 안전에는 아직 준비된 정답이 없는 만큼 빨리 배우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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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무엇을 하고 있나
테오 장관이 강조한 당장의 방향은 완벽한 규칙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AI 활용을 늘리는 동시에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연구와 시험이 더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현재의 관련 노력으로는 책임 있는 시험과 투명성을 장려하는 ‘AI Verify’와 싱가포르 AI 안전연구소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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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장관은 독립적인 제3자 AI 시험기관을 인증하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AI를 도입하는 조직이 시스템뿐 아니라 이를 평가하는 기관의 역량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다. 다만 이런 시도가 AI의 위험이 모두 해결됐다는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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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드는 AI의 특성상 국제 협력도 중요하다. 싱가포르는 국제 AI 안전 과학 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글로벌 AI 안전 연구 우선순위에 관한 싱가포르 합의’ 마련에 참여했으며, 공동 시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연구와 평가를 함께 발전시키려는 노력이지, 항공 분야처럼 구속력 있는 국제 규제기관이 이미 출범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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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을 늦추자는 주장과는 어떻게 다른가
AI의 인간 통제 상실, 사이버 공격, 생물테러 악용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앤스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9월 12일 최첨단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조절해 안전 조치와 독립 검증이 따라갈 시간을 확보하자고 주장했다. AI 에이전트가 향후 인터넷 전반에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그의 경고는 예측이지 이미 확인된 결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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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제시한 해법은 같지 않다. 테오 장관의 초점은 AI 사용이 늘어나는 동안 신뢰할 만한 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고, 아모데이는 최첨단 모델의 능력이 더 빠르게 발전하기 전에 안전 작업을 위한 시간도 확보하자고 한다. 두 주장 모두 결국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AI에 의지하는 속도를 안전성 검증이 따라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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