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는 이제 단순히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부모 통제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미성년자가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나이와 플랫폼이 청소년 계정을 설계하는 방식 자체를 규제하고 있다.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호주는 16세 미만의 계정 보유를 폭넓게 제한했고, EU는 연령대별로 접근권을 나누는 방식을 제안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오래 붙잡아 두는 제품 기능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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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KIDS Act: 나이에 따라 계정 권한을 나누는 방식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6년 9월 17일 EU KIDS Act를 제안했다. 이 안은 13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고, 미성년자가 스스로 개설·관리하는 독립 계정의 EU 공통 최소 연령을 15세로 정한다.
13세 이상 15세 미만은 보호자가 관리하는 **‘미니 계정’**을 이용할 수 있다. 기능은 제한되며 하루 이용 시간도 1시간으로 제한된다. 집행위는 이 계정으로 연령에 맞는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규제의 초점은 계정 개설 연령에만 있지 않다. 미성년자가 이용하는 서비스에는 ‘안전 중심 설계(safety-by-design)’ 요건이 적용되며, 유해하거나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기능을 줄이도록 요구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6%에 이르는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아직 EU 법이 아니다. 유럽의회와 EU 회원국의 심의·합의 절차를 거쳐야 시행될 수 있다.
호주: 광범위한 계정 제한의 실제 시험장
호주의 방식은 더 직접적이다.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 관련 조항은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 제공자가 16세 미만 호주 이용자가 계정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하도록 요구한다. 이 규정은 2025년 12월 10일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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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제도는 호주 고등법원에서 헌법 소송의 대상이 됐다. Reddit, Inc. v Commonwealth of Australia & Anor 사건에서 법원은 해당 조항이 호주 헌법상 묵시적으로 보장되는 정치적 의사소통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지가 쟁점이라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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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업계 단체 넷초이스(NetChoice)와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같은 쟁점에 관해 법정조언자(amicus curiae)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19 이 소송은 호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광범위한 연령 기반 계정 제한을 정치 참여와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속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초기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다른 기준선
국제적 흐름이 하나의 연령 기준으로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15세 미만의 SNS 이용 제한을 법제화했고, 덴마크는 15세 미만 제한을 추진하면서 일부 서비스에 대해 13세부터 부모가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노르웨이는 16세 미만 제한안을 예고했으며, 영국은 2027년 봄 무렵 시행을 목표로 16세 미만 금지 방안을 논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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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정을 특정 연령 아래에서 막는 규칙은 설명하기는 간단하지만,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연령 확인과 정당한 접근권을 둘러싼 문제가 커진다. 반대로 EU처럼 단계형으로 권한을 나누는 모델은 보호자 감독 아래 제한된 이용을 허용하는 대신, 아동·청소년용 서비스에 더 강한 제품 설계 의무를 부과하려는 접근이다.
캘리포니아: ‘이용 금지’보다 ‘중독 기능’ 규제
캘리포니아주는 세 번째 길을 보여 준다. 개별 이용자의 SNS 접근을 일괄 금지하기보다, 장시간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제품 기능을 규제하는 방식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026년 9월 16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성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온라인 아동 보호장치를 확대하는 법안들에 서명했다.
앞서 제정된 SB 976, 즉 ‘소셜미디어 중독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법’은 적용 대상 온라인 플랫폼이 검증 가능한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에게 중독성 피드와 일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2027년 1월 1일까지 연령 보증과 부모 동의 방식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별도 법안 묶음은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플랫폼을 통해 아동에게 피해를 입힌 데 과실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아동 1명당 최대 100만 달러의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남은 핵심 쟁점: 신분증 요구 없는 연령 확인은 가능한가
이 정책들의 공통 방향은 불법 콘텐츠만 다루는 규제에서 벗어나 접근권, 추천 알고리즘, 자동재생, 알림, 피드, 계정 구조를 다루는 규제로 옮겨가는 것이다.
성패는 결국 연령 확인(age assurance)에 달려 있다. 플랫폼은 아동과 성인을 구분해 서로 다른 계정 규칙과 기능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확인 절차가 지나치게 침해적이면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신원 확인과 개인정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호주의 소송은 여기에 법적 질문을 하나 더한다. 아동 보호 조치가 정치적 의사소통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설계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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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분명하지만, 정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U의 단계형 계정, 호주의 계정 보유 제한, 캘리포니아의 기능 제한은 청소년 SNS 정책의 다음 표준을 놓고 경쟁하는 서로 다른 청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