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신이 말한 ‘글로벌 성별 중립화 정책’이 가족과 아동을 겨냥하는 캠페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구성된 ‘전통적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튀르키예 정부가 **‘내 가족은 안전하다(My Family Is Safe)’**라는 이름 아래 LGBTQ+ 단체, 활동가와 관련 업소를 대상으로 대규모 단속을 벌인 지 약 일주일 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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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꺼낸 ‘성별 중립화’와 가족론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별 중립화’를 중립적 정책 논의로 묘사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를 아동과 가족 제도를 위협하는 흐름으로 규정했고, 이른바 전통적 이성애 가족을 지키는 일이 대응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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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 시점은 주목된다. 당국이 아동과 가족 보호를 내세워 LGBTQ+ 관련 공간과 조직을 겨냥한 동시다발 수색·체포 작전을 시작한 뒤 약 일주일 만에 나온 연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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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은 안전하다’ 작전은 무엇을 겨냥했나
9월 작전에서는 LGBTQ+ 단체 사무실, 게이 바와 나이트클럽, 활동가 자택이 수색 대상이 됐다. 초기 보도에서는 12개 주에서 최소 47명이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당국은 15개 주에 걸쳐 용의자 162명, 단체 9곳, 사업체 13곳을 대상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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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아이든, 메르신의 검찰청들이 조율했다. 튀르키예의 대표적 LGBTQ+ 권리단체인 카오스 GL도 표적 중 하나였다. 휴먼라이츠워치는 9월 12~14일 단속이 LGBT 권리 옹호 단체뿐 아니라 HIV 감염인 지원 단체에도 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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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매춘 및 음란물 관련 혐의 등을 수사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진행 중인 절차에서 제기된 혐의이며, 유죄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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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구속 숫자가 서로 다른 이유
단속 과정에서 보도된 인원 수는 하나의 총계로 합산해선 안 된다. 수사 대상자, 경찰 단계의 구금자, 법원이 재판 전 구속을 결정한 사람, 계속 구금 중인 사람 등 집계 시점과 법적 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 로이터는 첫 수색 물결에서 최소 47명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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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5일 로이터 보도에서는 최소 31명이 재판 전 구속됐고, 앙카라와 이스탄불의 항의 시위에서 최소 126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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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6일 로이터는 카오스 GL 구성원 8명이 재판 전 구속됐으며, 다른 주에서도 최소 54명이 구속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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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라이츠워치는 최소 112명이 체포됐고, 이 중 82명은 법원 명령에 따라 계속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최소 24명은 표적이 된 단체의 LGBT 활동가·창립자·임원이었고, 언론인 1명도 포함됐다고 했다.
당국은 온라인 활동에도 조처를 했다. 보도에 따르면 LGBTQ+ 단체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계정이 차단됐으며, 법무부는 전국 검찰에 아동을 음란물에 노출하거나 ‘성별 없음’을 조장한다고 판단하는 콘텐츠 관련 민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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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설명과 인권단체의 반박
아큰 귀를레크 법무장관은 이 작전이 아동, 가족 제도, 공공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 단속이 법치주의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인권 옹호자들과 야권 인사들도 이를 LGBTQ+ 공동체와 기본권을 겨냥하는 캠페인의 확대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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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따라서 정부가 내세운 가족 보호와 음란물 혐의 자체에만 있지 않다. 비판자들은 이런 논리가 LGBTQ+ 조직 활동, 표현, 공적 존재를 제한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지 문제 삼고 있다.
‘가족·인구 10년’ 정책과의 연결
정부는 이번 캠페인을 2026~2035년 ‘가족과 인구의 10년’ 정책과 연결했다. 이 전략은 튀르키예의 출산율 하락에 대한 정부의 우려 속에서 발표됐으며, 전통적·보수적 가족 모델을 강화하고 저출산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배경은 단속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유엔 발언이 왜 모두 가족, 아동, 인구 문제, 그리고 정부가 말하는 ‘성별 없음’이라는 표현으로 포장됐는지를 보여준다. 비판자들은 인구·가족 정책이 LGBTQ+ 시민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전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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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연설에서 다룬 다른 의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별·가족 이슈 외에도 전쟁과 유엔 체제의 한계를 강하게 언급했다.
가자지구
그는 각국이 이스라엘에 더 큰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가자지구 재건을 지체 없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을 아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에는 입장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와 기타 분쟁
연설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수단 등 분쟁과 인도주의 위기도 폭넓게 다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국제 체제가 분쟁에 갇힌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개혁
그는 유엔이 약화돼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한다는 본래 임무를 더는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5개 상임이사국이 결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안전보장이사회 구조를 비판하며 개혁을 거듭 요구했다. 이는 그가 오랫동안 내세운 ‘세계는 5보다 크다’는 구호와 맞닿아 있다.
이번 연설의 국내외 의제는 제도에 대한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로 묶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족부터 유엔까지, 자신이 체계적 위협으로 규정한 대상에 맞서 제도를 지키거나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장 즉각적인 영향은 튀르키예 국내에서 나타났다. 가족 가치 캠페인이 이미 LGBTQ+ 단체에 대한 수색, 구금, 온라인 제한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