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아시아 장 초반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끝낸 움직임이다. 11월물 브렌트유는 74센트(약 0.75%) 오른 배럴당 101달러, 만기를 앞둔 10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1센트 오른 약 96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브렌트유는 3.4% 내린 100.34달러, WTI는 4.5% 하락한 95.78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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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반등을 공급 우려가 해소됐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은 미·이란 외교 진전 가능성과 사우디 원유 수출 경로 및 역내 해운의 취약성을 동시에 저울질했다.
앞선 하락은 외교 기대가 이끌었다
4일간의 하락에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외교적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 유엔 총회 참석이 예상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이란도 중재자를 통해 협상 재개 조건을 전달했다.
원유 시장에서 대화 가능성 자체는 중요하다. 중동의 생산·수송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가격에 반영돼 있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수출 회복 조짐까지 더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부근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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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확정된 외교 성과는 없었다. 22일의 소폭 상승은 유엔 총회에서 더 분명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거래자들이 추가 하락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데 신중해졌음을 보여준다.
사우디의 수출 우회, 공급 불안은 줄이고 호르무즈 의존은 높였다
후티의 사우디 동서 송유관 공격은 주요 수출 경로에 차질을 빚게 했고, 사우디 아람코는 더 많은 원유를 걸프만 터미널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JP모건이 인용한 위성 자료에 따르면, 최근 6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우디 원유는 하루 평균 약 290만 배럴로 8월의 약 70만 배럴에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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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송유관 차질에도 사우디가 상당한 물량을 계속 수출할 수 있음을 보여줘, 수출이 즉시 전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했다. 위성 사진에는 사우디 걸프만 적재 터미널에 총 적재 능력 약 1,400만 배럴의 초대형 유조선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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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우회책은 공급 리스크의 성격을 바꿨다.
- 걸프만 적재량 증가는 사우디 수출 물량이 회복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됐다.
- 반면 호르무즈 해협 의존 확대는 이 전략적 해상 요충지의 선박 운항 차질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뜻이다.
즉, 외교 기대와 수출 회복 조짐은 가격을 끌어내렸지만, 남아 있는 해상 수송 위험은 급락 뒤 반등이 나올 여지를 남겼다.
이번 상승이 ‘쇼트커버링’으로 불린 이유
KCM 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분석가는 이번 초반 상승을 원유 시장의 근본 여건이 바뀐 결과가 아니라 전형적인 쇼트커버링 반등으로 평가했다. 쇼트커버링은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예상 밖의 호재나 악재에 대비해 매도 포지션을 되사들이며 정리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따라서 매수세가 유가를 올릴 수는 있어도, 실제 수급이 갑자기 더 타이트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소폭 반등은 원유 공급의 확실한 악화보다 포지션 조정과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전망이 크게 갈리는 이유
외교 협상의 진전 여부, 사우디 대체 수출 경로의 지속 가능성, 역내 선박 운항 안전은 모두 예측하기 어렵다. JP모건은 원유 시장에 관한 뚜렷한 기준 시나리오가 없으며 분쟁의 종착점을 어떻게 모델링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가능한 결과의 폭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역내 수출이 정상화되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중동 해운에 대한 공격이 강해지면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음으로 볼 지표
단기 유가 방향은 외교 기대가 현실화할지, 아니면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질지에 달려 있다. 특히 다음 세 가지가 핵심이다.
- 유엔 총회에서의 구체적인 미·이란 접촉: 신뢰할 만한 긴장 완화 경로가 나오면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더 낮아질 수 있다.
- 사우디 수출량과 걸프만 적재 활동: 적재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동서 송유관 가동 차질을 수출 경로 전환으로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다는 뜻이다.
-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여건: 사우디 원유가 이 해협을 더 많이 통과하는 만큼, 선박 안전이 악화되면 가격 영향도 커질 수 있다.
결국 9월 22일의 움직임은 가파른 하락 뒤 나타난 조심스러운 안정화에 가깝다. 공급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결론은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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