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시장이 무시했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 반등은 주 초 금값을 압박했던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가격에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9월 18일 금 현물은 오후 거래에서 온스당 약 4,390달러까지 올라 1주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1% 올라 4주 만의 첫 주간 상승을 앞뒀다. 미국 금 선물은 4,424.90달러에 마감했다. 핵심 촉매는 원유 가격 하락이었다. 유가가 내려가자 에너지 충격이 물가를 장기간 끌어올리고 중앙은행을 더 강한 긴축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됐다.
유가가 꺾이자 인플레이션 공포도 진정됐다
주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을 둘러싼 공급 우려로 유가가 급등했다. 이 송유관은 통상 원유를 홍해 방향으로 운송하는 경로이며, 공격 이후 중단 사태와 중동 지역 분쟁은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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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금에 상반된 영향을 준다.
- 금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는 자산으로 매수될 수 있다.
- 하지만 높은 유가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강해지면 달러와 채권수익률이 올라간다. 이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는 불리하다.
초기에는 두 번째 영향이 더 강했다. 연준 결정 직후 달러와 수익률이 오르면서 금값은 약 4,235달러까지 밀렸다.
12 그러나 금요일에는 유가가 후퇴했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으며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최근 고점에서 멀어졌다. 금값 회복은 이 흐름과 맞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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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시장은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을 대체로 예상된 조치로 봤다. 반면 유가 하락은 이후의 물가와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전망을 바꿨다.
연준은 무엇을 했고, 왜 여전히 금값의 제약인가
연준은 9월 16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25bp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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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도표 등 향후 전망은 매파적이었다. 정책결정자 18명 중 16명은 2026년 말까지 적어도 한 차례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10 시장은 이 때문에 이르면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주시했다.
이는 금 반등의 분명한 한계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현금과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커져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상승한다. 달러 강세를 뒷받침해 달러 표시 금을 다른 통화 이용자에게 더 비싸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9월 18일의 반등은 유가발 인플레이션 충격이 완화된 데 따른 안도 랠리이지, 금리 부담이 사라졌다는 신호는 아니다. 향후 물가 지표, 유가 또는 연준 발언이 다시 수익률을 밀어 올리면 금은 재차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중동 리스크는 금에 ‘악재’와 ‘안전자산 수요’를 동시에 만든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차질은 지정학이 금값에 미치는 영향이 단선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 참가자들이 공급 감소와 유가 상승에 초점을 맞추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을 예상하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금에 부정적이다. 반대로 군사적 확전, 금융 불안, 에너지 수송로 위협에 주목하면 금은 안전자산 매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국면에서는 원유 급등 때 첫 번째 경로가 금값을 눌렀다. 이후 유가가 내려가고 물가 우려가 진정되자 두 번째 경로가 수요를 떠받쳤다. 다만 분쟁이 확대되거나 공급 차질이 악화하면 힘의 균형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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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백금·팔라듐도 동반 상승
반등은 금에만 그치지 않았다. 9월 18일 은 현물은 2.3% 오른 온스당 66.70달러, 백금은 2.2% 상승한 1,812.50달러, 팔라듐은 1.5% 오른 1,310.20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주간 상승을 향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전망 개선이라는 공통 환경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다만 은·백금·팔라듐은 산업 수요와 공급 여건의 영향도 크게 받으므로, 이들의 동반 상승이 금과 완전히 같은 펀더멘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금 ETF의 사상 최대 보유량, 수요의 완충 장치
단기 금리 변동과 별개로 장기 수요 지표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8월 글로벌 금 ETF에는 180억달러가 유입됐고, 전체 보유량은 121톤 늘어난 4,189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TF 자금 유입이 미래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9월 조정 이전부터 투자자들이 금 비중을 확대해 왔음을 보여준다. 거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이는 금값의 기초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긴축 기조를 확인시켰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한 것은 연준만이 아니었다.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3.75%로 유지하고 국채 매각을 중단했으며, 정책위원 3명은 인상을 주장했다.
18 일본은행(BOJ)은 7대 2로 25bp 인상해 정책금리를 1.25%로 올렸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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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들은 전반적으로 금융 여건이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률을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금에는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금값 움직임은 시장이 현재의 금리 결정만이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물가와 금리의 경로를 본다는 점도 드러냈다.
강세 전망은 무엇을 전제로 하나
일부 금융기관은 금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닌 조건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4,9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2026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월평균 70톤 수준일 것으로 봤다. UBS는 실질금리 하락, 덜 제약적인 미국 통화정책, 지속적인 투자 수요를 전제로 2027년 상반기 5,000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시에테제네랄 분석가들은 실물시장, ETF, 선물, 옵션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요가 형성되는 점을 강세장의 폭넓은 참여 신호로 평가했다.
이들 전망의 공통분모는 공식 부문과 투자 수요의 지속, 그리고 실질금리 압력의 완화다. 반대로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가 오래 이어지면 이 강세 논리는 약해질 수 있다.
가장 큰 단기 변수는 다시 유가다
원유 가격의 재급등은 가장 뚜렷한 단기 위험이다. 사우디 공급 경로 차질이 심해지거나 중동 분쟁이 더 넓은 에너지 흐름을 위협하면, 시장은 장기 인플레이션을 다시 반영할 수 있다. 달러 강세, 미 국채금리 상승, 연준 추가 긴축 기대 확대로 이어질 경우 금에는 불리한 조합이 된다.
다만 심각한 확전은 안전자산 수요도 키울 수 있다. 금값의 방향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발 고금리 위험과 지정학·금융 위험 회피 중 어느 쪽을 더 크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9월 18일에는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우려 완화가 우세했다. 금값의 4,390달러 부근 상승은 매파적 연준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는 증거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공포가 누그러진 데 따른 반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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