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의 공동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움직이려는 직접적 이유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이탈리아 상선에 사실상 너무 위험한 항로가 되기 전에 통항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구이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이탈리아군 참모총장과 함께 해군이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도록 했으며, 해상 위험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 경제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결과가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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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브엘만데브가 핵심인가
바브엘만데브는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29km인 해협이다. 예멘의 페림섬(아랍어로 마윤섬)이 항로를 나누며, 이곳은 아덴만과 인도양을 홍해에 연결한다. 다시 말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선박이 수에즈 운하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수에즈 항로의 남쪽 관문이다.
이 해협과 수에즈 운하·수에즈-지중해(SUMED) 송유관으로 이뤄진 연결 항로는 페르시아만산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북미로 향하는 중요한 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3년 이 항로가 해상 거래 원유의 약 11%와 세계 LNG 거래의 약 8%를 처리했다고 집계했다. 항행이 막히거나 위험해지면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며, 운항 기간·연료비·운임이 늘어나 에너지 및 물류 비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후티의 연안 진격이 바꾼 위험도
위험을 키운 것은 후티의 최근 예멘 홍해 연안 공세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후티는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뒤 홍해 연안과 하니시 제도로 진격했고,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 안의 전략적 페림섬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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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림섬은 좁은 항로를 가르는 지점에 있어, 이 일대 장악력 확대는 선박 이동을 감시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지리적 접근성을 높인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판단은 단순히 ‘홍해 전반의 불안’을 우려한 수준이 아니라, 특정 병목 해협의 주변 지형과 항로에 대한 후티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상황 변화에 대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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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차질까지 겹친 ‘두 번째 병목’
바브엘만데브의 중요성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과 맞물리며 더욱 커졌다. 로이터는 호르무즈의 혼란으로 사우디 원유 수출 흐름이 홍해 항구 쪽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후티의 페림섬 진출이 사우디 수출과 걸프 지역 에너지 흐름에 추가 압박을 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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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호르무즈가 불안정할 때 바브엘만데브는 대체 경로의 핵심이 된다. 그런데 후티가 홍해 입구 부근에서 영향력을 넓히면, 대체 경로마저 또 하나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두 개의 해상 병목’ 위험이 이탈리아가 신속한 호송 준비를 검토한 경제적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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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보다 먼저 움직이려는 이유
이탈리아는 2024년 출범한 EU 해상 안보 임무 **아스피데스(Aspides)**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크로세토 장관은 이 임무가 이탈리아 선박의 통과 가능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실제 투입 전력과 구체적 조치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관련 결정에는 이탈리아 정부와 의회의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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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접근은 더 넓은 국제 대응의 분절도 보여준다. 미국은 당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정보 지원을 제공하되 직접 행동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미 당국자들은 오만에서 후티 측 대표들과 접촉한 것으로 보도됐다.
19 반면 이탈리아는 EU 차원의 합의 지연이 항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한 국가 단위의 해군 준비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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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충돌과 인도주의 위기까지 확대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는 국경을 넘는 공습을 주고받았고, 전투를 피해 예멘 주민들이 홍해를 건너기 위해 배에 오르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로써 사태는 선박 피격 가능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유 공급과 해상 교역, 피란민 발생이 서로 얽힌 지역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결국 이탈리아의 조치는 공격 작전이라기보다 통항로를 닫히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위험해지기 전에 지키려는 방어적·경제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미국의 이란 대상 군사 행동이나 이란 연계 세력의 보복이 확대될 경우, 상선은 군사적 표적이면서 동시에 협상 압박 수단이 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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