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2027년 내놓겠다고 밝힌 AI 칩은 두 종류다. 960DT는 2027년 1분기, Ascend 960PR은 3분기 출시가 계획돼 있다.
1 다만 이 로드맵의 핵심은 더 빠른 프로세서 한 개를 파는 데 있지 않다. 칩, 칩 간 연결, 슈퍼노드, 클러스터,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중국 내 AI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960DT와 960PR, 출시 순서는?
화웨이는 Ascend 960 세대를 자사 AI 컴퓨팅 로드맵의 다음 단계로 제시했다. 일정상 먼저 등장하는 제품은 960DT이고, 이후 Ascend 960PR이 뒤따른다.
1 발표된 계획인 만큼 실제 양산 시점과 공급 규모는 향후 실행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UnifiedBus는 무엇을 바꾸나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에서는 개별 칩의 연산 성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수천 개 프로세서가 모델의 데이터와 계산 결과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며, 이 과정의 통신 지연이 커지면 칩을 많이 넣어도 전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화웨이가 내세운 UnifiedBus는 이 병목을 겨냥한 고속 인터커넥트 패브릭이다. 다수의 Ascend 프로세서가 낮은 지연시간과 높은 대역폭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도록 해,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분리된 가속기들의 집합이 아니라 조율된 하나의 AI 컴퓨팅 시스템처럼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업그레이드된 구현은 최대 약 4,000개 프로세서를 연결하고, 광(光) 연결을 시스템 내부 더 깊은 곳까지 확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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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UnifiedBus의 가치는 ‘칩을 얼마나 많이 붙일 수 있느냐’ 자체보다, 늘어난 칩들이 실제 AI 작업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협업하도록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슈퍼노드에서 100만 NPU급 슈퍼클러스터까지
화웨이의 확장 구조는 대체로 두 단계다.
- SuperPoD·슈퍼노드: 다수의 Ascend 프로세서를 촘촘히 연결한 대형 컴퓨팅 단위
- SuperCluster: 여러 SuperPoD를 다시 묶어 만든 초대형 클러스터
화웨이는 Atlas 960 SuperCluster가 100만 개 이상의 Ascend NPU를 갖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3 여기서 NPU는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다. 이 수치는 모든 프로세서가 하나의 평면형 네트워크에서 직접 연결된다는 뜻이라기보다, 여러 슈퍼노드를 계층적으로 확장한 시스템 전체의 규모를 뜻한다.
상용화의 신호도 제시됐다. 화웨이는 Ascend 슈퍼노드가 1,000대 이상, 370곳이 넘는 고객에게 출하됐다고 밝혔다.
4 이는 시스템이 연구실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고객 배포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수치는 화웨이 측 발표이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 제품 대비 성능, 가동률 또는 수익성이 독립적으로 검증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수출통제가 만든 기회와 제약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 제한은 중국 기업의 최상위급 엔비디아 가속기 접근을 제약해 왔다. 이는 중국 AI 기업에는 공급 리스크지만, 화웨이에는 전략적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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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클라우드 사업자, 공공 부문 수요처, AI 모델 개발사는 공급망이 추가 규제에 흔들릴 수 있는 해외 제품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유인이 커진다. 화웨이는 이 수요에 맞춰 개별 칩 성능뿐 아니라 현지 공급과 기술 지원이 가능한 전 과정을 묶은 인프라를 제안할 수 있다.
더 어려운 상대는 엔비디아의 CUDA 생태계
화웨이가 풀어야 할 더 큰 과제는 하드웨어 자체만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CUDA를 중심으로 개발 도구,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지원, 축적된 개발자 경험, 폭넓은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갖췄다. 이런 소프트웨어 기반은 다른 칩으로 옮길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을 높이는 강력한 진입장벽이다.
그래서 화웨이의 경쟁력은 ‘시스템 전체 연산량이 더 크다’는 주장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고객이 Ascend로 모델을 쉽게 이식하고, 튜닝·운영·확장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화웨이는 CANN 생태계의 월간 활성 개발자가 5,270명이라고 제시하며 개발자 기반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5 이 개발자층은 프레임워크 지원, 연산자 최적화, 모델 포팅, 도구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CUDA 생태계와 비교하면 규모와 축적도에서 아직 차이가 크다. 실질적인 시험대는 개발자 수 자체가 아니라, 운영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반복 가능한 대규모 구축 사례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다.
결론: ‘칩 대 칩’보다 ‘시스템 대 시스템’ 경쟁
화웨이는 UnifiedBus 기반의 대규모 연결, 중국 내 공급망, 자국산 AI 인프라 수요, Ascend·CANN 생태계를 묶어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CUDA 우위에 맞서려 한다. 단기적으로 가장 큰 기회는 수출통제로 해외 첨단 칩 조달이 불확실해진 중국 시장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근접하려면, 화웨이는 대규모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실제 워크로드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이식성과 개발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